파주 학부모들 "성매매집결지 '용주골' 폐쇄하라" 한목소리

by정재훈 기자
2024.03.05 17:20:25

반성매매 모임 ''클리어링'' 연풍리서 기자회견·간담회
"아이들 안전하게 살수 있도록 부모들도 힘 보탤 것"
시민단체 "경찰, 더이상 이곳 무법지대 방치 안돼"
김경일시장 "소신 확인할 수 있어…더욱 힘쓰겠다"

[파주=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파주시에 소재한 국내 최대 성매매집결지, 이른바 ‘용주골’의 폐쇄를 위해 지역 학부모들과 전국에 산재한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은다.

김경일 파주시장이 취임과 동시에 용주골의 폐쇄를 추진한데 이어 지역 주민과 전국 네트워크까지 김 시장의 의지에 동참한 것으로 시의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한 정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경기도 파주시 학부모와 시민들이 참여해 지난달 출범한 반성매매 시민활동단 ‘클리어링’은 5일 오전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에 소재한 문화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매매집결지 폐쇄 필요성을 설명했다.

파주시 학부모들로 구성된 반성매매 시민활동단 ‘클리어링’이 5일 오전 용주골 폐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는 부산과 창원, 포항, 울산, 여수, 서울 등에서 활동하는 ‘성매매 피해자 지원을 위한 현장상담센터협의회’ 지역 대표들도 참여해 학부모들의 의지에 힘을 보탰다.

정은영 연풍초등학교 학부모회 부회장은 “등교하는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등하굣길에 별 일이 없기를 마음속으로 바라는 일이 습관처럼 굳어진지 오래”라며 “성매매집결지의 존재를 외면했던 과거와는 달리 우리의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들의 위험천만한 통학로를 이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소중한 아이들이 불법행위가 일어나지 않는 곳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부모인 우리가 힘을 보탤 것”이라며 “아이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안전한 통학로 조성을 위해 성매매집결지가 조속히 폐쇄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오선민 성매매 피해자 지원을 위한 현장상담센터협의회 대표는 “성매매피해자의 인권 회복을 위해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하고자 전력을 다하는 파주시에 감사와 지지를 보낸다”며 “법을 집행하는 경찰은 이곳을 더 이상 무법지대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성매매 알선 행위를 강력히 처벌하고 성구매 수요 차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통학로를 걸어가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학부모 등 100여명은 기자회견 뒤 성매매집결지를 피해 학교로 가는 학생들의 통학로를 행진한 뒤 연풍리 문화극장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는 “파주시가 지금까지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해 노력한 성과가 크다”라는 의견을 비롯해 “이제 제대로 시작한 만큼 성매매를 뿌리 뽑아야 한다”, “성매매집결지의 폐쇄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의 관리에 대한 준비도 해야한다” 등 여러 의견이 나왔다.

이어 이들은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추진한 김경일 파주시장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성매매 근절 및 성매매피해자 인권 회복을 위해 파주시 성매매집결지의 조속한 폐쇄를 바라는 성명서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시장은 “파주시만의 외로운 싸움이라고 생가했던 성매매집결지 폐쇄가 학부모들과 시민들의 활동 덕에 힘을 잃지 않겠다는 내 소신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주민과 시민단체의 말씀을 채찍 삼아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해 더욱 힘을 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