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구려·발해는 학술 문제…전시회 측 우호적 협상하길"

by신정은 기자
2022.09.15 17:57:47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고구려 문제 관련
"학술 문제는 학술 영역에서 소통 가능"
韓외교부, 고구려 뺀 연표 전시한 중국에 시정 요구
국립중앙박물관 "시정 없으면 전시품 철수"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일 유물을 전시하면서 한국 고대사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고의로 삭제한 것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학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학술 문제는 학술 영역에서 전문적인 토론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며 “중국은 2004년 양측이 양해한 대로 역사와 현실 분리, 학문과 정치 분리의 원칙에 입각해 고구려 문제를 계속 적절히 처리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고구려사 왜곡 문제는 2004년 8월 한중 외교차관 회담에서 중국 측이 구두 양해를 하면서 가라앉았지만 크고 작은 논란은 지속되어왔다.

마오 대변인은 이어 “쌍방(한중)의 전시회 주관 당국이 우호적 협상을 통해 관련 문제를 해결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국 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지난 7월부터 ‘동방길금(東方吉金, 동방의 상서로운 금속) -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회에는 한국 국립중앙박물관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도 공동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 측이 제공한 한국사 연표에는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 연도가 포함돼 있는데 중국 국가박물관의 실제 전시에서는 이 내용이 빠진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중국 측이 우리 측의 (시정)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시 즉각적인 전시 관람 중단을 요구하고 우리 전시품의 조기 철수를 강행할 수밖에 없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안은주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역사 문제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우리 정부는 명확한 사실관계에 기초해 단호하게 대응해 오고 있다”며 “조속한 시정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박물관에 전시된 한국고대역사연표. 발해와 고구려 부분이 빠져있다(사진=웨이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