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등 원년"…기아 카니발·EV6 앞세워 中공략 속도

by신민준 기자
2022.02.07 16:21:09

기아, 작년 中 차량 판매량 12.7만대…전년比 43%↓
한한령 여파·낮은 브랜드·中현지업체 경쟁력 제고 탓
첨단 안전사양 등 대폭 적용…RV·SUV로 주력 판매 차종 재편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기아(000270)가 고전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지금까지 기아는 중국 내 한류 금지령인 한한령(限韓令) 여파와 더불어 낮은 브랜드 이미지, 중국완성차업체들의 약진 등의 영향으로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기아는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인 새 합자사와 EV6 등 전기자동차, 카니발과 스포티지 등 인기 차량을 앞세워 올해를 반등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전기자동차 EV6. (사진=기아)
7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기아의 작년 중국시장 판매량(승용차·도매 기준)은 총 12만7005대다. 1년 전 판매량 22만4576대와 비교해 43%(9만7571대) 감소했다. 이는 기아가 작년 목표로 세웠던 25만5000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 기아의 중국 시장점유율도 0.7%에 그쳤다.

기아가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로는 한한령 여파가 먼저 꼽힌다. 2016년 7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촉발된 판매량 하락세가 아직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기아의 중국시장 판매량은 2016년 65만6대를 기록한 뒤 △2017년 36만6대 △2018년 37만2대 △2019년 25만8705대 △2020년 22만4576대로 매년 감소 추세다.

기아의 중국 내 낮은 브랜드 이미지도 한몫하고 있다. 기아는 중국진출 초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현대자동차와 택시 차량을 적극적으로 공급했다. 그 결과 중국 내에서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택시 전용 차량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이미지 탈피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국 완성차업체들이 제품 경쟁력이 급격하게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기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정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작년 2600만대의 자동차가 팔렸다. 이중 중국완성차업체의 시장점유율이 45%로 1년 전보다 7%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기아는 올해 새 합자사 출범을 계기로 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기아는 오는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 장쑤위에다 그룹과의 합자사 새 사명과 신규 CI(Corporate Identity)·SI(Space Identity)를 발표한다. 기아는 새 합자사의 신규 SI가 적용된 쇼룸과 매장을 혁신적으로 바꿔 고객 접점에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 옌청시 소유 국영기업인 위에다그룹이 둥펑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는 합자사 지분 25%를 인수해 기존 기아·위에다·둥펑 삼자에서 기아·위에다 양자 체제로 경영 구조가 재편됐다. 기아는 올해 들어 중국이 외국계 자동차 기업의 지분 제한을 폐지한 만큼 합자사 지분 추가 매입을 검토 중이다.

기아는 올해부터 중국에서 출시하는 신차에 첨단 안전사양 등을 대폭 적용해 상품성을 높이고 주력 판매 차종도 카니발, 스포티지와 같은 레저용(RV), 스포츠유틸리티(SUV) 인기 모델로 재편한다. 기아는 기존에 주로 중국에서 세단 모델을 많이 판매해왔다. 카니발은 2021굿디자인 어워드 등 전 세계 각종 상들을 휩쓸고 있는 인기 차량이다. 스포티지는 기아 모델 중 처음으로 전 세계 누적 판매 600만대를 돌파한 차량이다.

기아 관계자는 “위에다그룹의 지원과 기아 주도로 개편된 새 합자사 출범에 맞춰 조기에 글로벌 기아의 역량을 중국에 이식하겠다”며 “향후 중국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최적의 거버넌스 구조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