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우면 이직하든가" LH투기 의혹 조롱글 수사 지지부진

by이세현 기자
2021.10.06 17:08:47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3기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에 휩싸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온라인 상에 조롱글을 잇따라 남긴 것과 관련해 명예훼손으로 고발장이 접수된 가운데 경찰 수사가 200일 넘도록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LH 직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글. (사진=블라인드 앱)
6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 LH 관련 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고발 건을 접수받은 사이버수사과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은 없다.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LH 게시판에는 3기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조롱하는 게시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한 작성자는 “털어봐야 다 차명으로 해놨는데 어떻게 찾을 거냐”라며 “니들이 아무리 열폭(열등감 폭발)해도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라면서 “꼬우면 니들도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라며 “공부 못해서 못 와 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 극혐”이라고 말했다.



다른 작성자도 “왜 우리한테만 지X하는지 모르겠다. 국회의원이 해X먹은 게 우리 회사 꼰대들보다 훨씬 많다고 들었다”라며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우리 쪽에 정보를 요구해서 투기한 것을 몇 번 봤다”며 “내 생각에 일부러 시선을 돌리려고 LH만 죽이기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같은 게시글을 두고 뭇매가 이어지자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LH 땅 투기 의혹 등’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1차 조사 결과 발표에서 “적절치 않은 글을 쓴 사람이 있다고 확인이 됐다. 내가 보기에도 참으로 온당치 않은 행태”라며 “공직자들의 품격을 손상시키고 국민들에게 불편함을 더하는 행태는 용서받아서는 안 된다. 가능한 방법으로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H 측은 파면·해임·퇴직자의 계정도 블라인드에서 활동할 수 있다며 “블라인드 글들의 게시자는 현직 LH 직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라는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