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윤석열, `보수 심장부` 대구서 반등 다짐

by권오석 기자
2021.07.20 16:08:42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첫 대구 방문
2·28 민주의거기념탑 참배 및 서문시장·동산병원 등 찾아
지지율 하락 속 보수 지지층 결집해 반등 노린 전략적 행보

[대구=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보수 텃밭`인 대구로 내려가 민심 잡기에 나섰다. 최근 그의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인 가운데, 보수의 상징과도 같은 지역인 대구에서 지지세를 결집해 반등을 노리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대구 달서구 2.28 민주의거 기념탑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대구지역 첫 일정으로 달서구 두류공원 내 위치한 2·28 민주의거기념탑을 찾아 참배했다. 현장에는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어 윤 전 총장을 맞이했다. 기념탑 앞에서 헌화·분향 및 묵념을 마친 그는 방명록에 ‘2·28 정신을 이어받아 법치와 민주주의 기반으로 대구 경북의 재도약과 번영을 위해 힘껏 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참배를 마친 그는 곧바로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구성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2·28의거를 비롯해 4·19, 5·18, 6·10 항쟁 등 민주주의 역사를 국민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기억하는 데에서 상생과 협력이 생겨날 수 있다”며 “이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 청년세대 학생들도 이 역사를 잘 배우게 해야만 국민 모두가 같은 역사와 같은 자부심으로 상생과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그는 민생 행보의 일환으로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윤 전 총장은 서문시장 상인연합회와의 간담회에서 대형 공용 주차장과 셔틀 연계, 노후화된 시설의 보완 등을 제시하며 민생을 챙겼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권운동의 상징인 2·28 정신을 다시 한번 성찰하고 되새기는 것이 이 지역의 도약에 정말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신의 ‘주 120시간 근로’ 관련 발언을 공격한 여권을 향해 “근로자 스스로에게 유리한 근로조건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기업에만 좋은 게 아니라 근로자에게도 좋은 경우이기에 예외를 넓게 둬야한다는 의미였다”며 “정치적으로 반대에 있는 분들이 왜곡해서 하는 얘기이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강력히 반박했다.

대구 민심을 의식한 `강경 발언`도 아끼지 않았다. 대구동산병원을 찾은 윤 전 총장은 의료진과의 간담회에서, 지난해 여당발로 나온 ‘대구 봉쇄 조치’를 거론하며 “대구의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의료진과 시민들의 노력을 지원해주기는커녕, 무한봉쇄처럼 대구를 봉쇄해야한다는 철없는 미친 소리가 나오는 와중에 대구 시민들의 자존심 상실이 컸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오후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