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합헌]5만원 이하 선물 10% 미만..백화점 '직격타'

by임현영 기자
2016.07.28 15:14:00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는 김영란법의 합헌 결정에 대해 “아쉽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당장 다음 명절부터는 법의 저촉되지 않은 범위에서의 선물세트 마케팅을 고민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28일 헌법재판소는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기자협회 등이 제기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른바 ‘김영란법’)’을 합헌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영란법은 당장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되며 식사는 3만원,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 이하로 규제를 받는다.

이에 유통업계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선물하는 문화가 자칫 얼어붙지 않을까 염려했다. A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주로 판매하는 선물세트가 10만~20만원대라서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면서 “선물을 주고받는 명절 문화가 축소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객들이 선호하는 한우·굴비·과일 세트의 경우 5만원 미만 가격으로 구성하기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이번 명절에 관련 선물세트의 추이를 보고 대응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저가 선물세트가 대부분이라 직접적인 매출 감소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선물세트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들것을 염려했다.



A대형마트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 준비하는 명절 선물세트 대부분은 3만원을 넘지 않아 직접적임 매출 영향은 없다”고 언급하면서 “다만 내년 설부터 선물세트 경기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얼어붙을까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미 업계는 김영란법 ‘맛보기’에 들어간 상태다. 주요 백화점은 김영란법 직전 마지막 명절인 올 추석을 맞아 5만원 미만 선물을 대폭 늘렸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각각 20%, 신세계백화점도 이전보다 5만원 미만 선물세트를 30여종 늘리고 갤러리아백화점 역시 424개 세트로 전년대비 47개를 확대했다. 이번 명절로 5만원 미만 선물세트 판매추이를 살펴보고 향후 선물세트를 기획할 예정이다.

동시에 고가 선물세트 관련 마케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란법 시행을 목전에 둔 상황에 10만원이 넘는 고가 선물세트를 판매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서다.

C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지침이 내려온 것은 아니지만 10만~20만원대 선물세트를 판매할 수 있는 마지막 특수인 만큼 관련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