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비례도 청년·호남 '실종'…감동도, 다양성도 놓쳤다(종합)

by조민정 기자
2024.03.18 17:41:43

국민의미래 비례 35명 발표…평균 51.5세
1번 장애인변호사 최보윤·호남당선권 인요한만
김장겸 14번·현역 김예지 15번·안상훈 16번
국민의힘서도 비판…이철규 "실망의 크기 작지 않아"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대진표를 완성한 국민의힘과 그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공천 혁신은 없었다. 국민의힘 지역구 공천에서 현역 의원이 대거 살아남은 데다 다양성을 보완하겠다던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에서 20대는 단 한 명도 없었을 뿐더러 당선 안정권에 포함된 호남 인사는 1명에 불과했다. 호남권으로 추천된 비례 후보자가 “배려 없는 공천”이라고 지적하며 사퇴하는 등 벌써부터 잡음이 불거진다.

국민의힘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리는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공천심사 면접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는 1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22대 비례대표 후보자 35명을 발표했다. 상징적인 ‘1번’엔 장애인 여성 변호사인 최보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권경영위원이, ‘2번’엔 탈북공학도인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은 8번을 받으며 무난히 당선권에 들어갔다.

총선 영입 인재 중에선 박 연구원에 이어 진종오(4번), 강선영(5번), 김건(6번), 김소희(7번), 남성욱(20번), 정혜림(21번), 김인현(30번) 후보가 명단에 포함됐다. 한지아 을지의과대학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부교수는 11번, 김장겸 전 MBC 사장은 14번, 비례 현역인 김예지 의원은 15번을 받으면서 앞 순번에 위치했다. ‘윤심(尹心)’ 중에선 김건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강세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각각 6번, 13번, 16번을 받았다.

22대 총선의 비례대표 의석 수는 46석으로 국민의미래 당선 안정권은 20번 안팎으로 전망된다. 국민의미래는 이를 고려해 비례 후보자 35명을 포함해 비례대표 순위 계승 예비명단 10명 등 총 45명을 발표했다. 당 공관위는 남성 331명, 여성 199명 총 530명의 신청자 중 면접을 통해 해당 후보자를 선정했으며 △누구나 공감하고 납득할 인재 △전문성 바탕으로 현안 풀어나갈 대응 능력 △국민 삶의 세밀한 부분 개선 여부 등 3가지를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게 ‘사격황제’ 진종오 대한체육회 이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만 국민의미래 비례대표조차 청년과 호남 출신이 홀대 받으며 지역구 공천부터 이어진 시스템 공천의 ‘다양성 실종’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자 35명의 평균 연령은 51.46세로 20대는 한 명도 없고 30대는 6명에 그쳤다. 이밖에 △40대 9명 △50대 10명 △60대 10명이다. 최연소자는 정혜림(31) 후보다. 여성의 경우 홀수 번호엔 여성 후보를 배치해야 한단 공직선거법 47조에 따라 18명이 배치됐다.

유일준 국민의미래 공관위원장은 청년 후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20대 신청자도 있었지만 이런저런 준비도 덜 돼 있고 경력도 짧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견임을 전제하며 “과연 20대 초반에 특별한 전문성을 쌓기 전에 비례로 국회의원이 되면 그분의 4년 후 인생은 어떻게 될까. 그분에 좋은 일일까, 이런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또 당은 당초 ‘호남 출신’ 등용으로 여당에게 부족한 지역 목소리를 보완하겠다고 했지만 당선권엔 인요한 전 위원장만 포함했다. 김화진 전 전남도당위원장은 22번, 주기환 전 광주시당 위원장은 24번으로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주 전 위원장은 아예 비례대표를 사퇴했다. 유 위원장은 “당선권을 20위 안쪽으로 적게 보지 않는다”며 “충분히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쇄신 없는 비례 공천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철규 국민의힘 공관위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의 미래 후보 공천 결과는 아쉬움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당을 위해 헌신해온 분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비례대표를 연속으로 두 번 배려하지 않는다는 당의 오랜 관례는 깨졌고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의 배제와 후순위 배치도 실망의 크기가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례대표로 두번 연속 공천 받은 사람은 김예지 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