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中 3대 국영기업…러에 전쟁 자금 제공"
by김영은 기자
2023.10.04 17:20:55
시노펙·CNOOC·CNPC ‘전쟁후원자 명단’에 추가
“합작 LNG프로젝트, 러 기업 지분 소유 통해 지원”
[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우크라이나가 중국의 3대 석유 및 가스 국영기업이 러시아에 전쟁 자금을 대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기관인 국가부패방지국(NACP)은 이날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 중국해양석유그룹(CNOOC),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를 러시아에 대한 ‘전쟁후원자’로 지정했다.
NACP는 이들 기업이 러시아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상당한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해양석유그룹의 경우 러시아와의 합작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세금 납부 수단으로 지목됐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북극과 인접한 러시아 야말반도에서 LNG를 공동 개발하는 ‘북극(ARCTIC) LNG-2’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시노펙은 러시아 석유와 가스를 지속적으로 구매하고, 러시아 에너지 회사 지분을 다수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는 러시아 최대 석유·가스 업체인 노바텍의 야말 LNG 가스관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후원자 명단을 통해 각국 기업들로 하여금 러시아와의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러시아 군사 물자로 흘러가는 지원금을 막겠다는 취지로, 은행, 보험 회사 등이 위험 평가에 이 명단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로 명단에 오른 중국 기업 수는 총 12개로 늘어났다. 샤오미, 알리바바,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자동차 회사인 저장지리자동차, 장성자동차, IT 업체인 다화 기술, 하이크비전, 타워크레인 공급업체인 커루이 그룹 등이 이미 명단에 오른 상태다.
SCMP는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중립을 주장해 왔다”면서도 “현재 유럽 비평가들은 중국이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러시아 주장을 자주 옹호하며 당파적 역할을 한다고 비판한다”고 설명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이번 조치가 중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최대 시장인 유럽으로의 에너지 수출길이 막히자 중국으로의 수출을 늘렸다. 러시아는 2025년까지 대중 천연가스 수출량을 연간 3838bcm(1bcm=10억㎥)으로 늘린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