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상회담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by장영은 기자
2015.01.07 18:39:11

통준위 고위관계자 "남북대화 처음부터 톱다운(top-dowm)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남북 대화 공백기간 길고 북한 새 지도부 들어서..의견 조율 과정 거쳐야
"남북간 기본적인 대화 우선순위 크게 다르지 않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현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왔다.

통일준비위원회 고위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최고위급회담 거론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지금 정상회담 이야기하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7년 이상 너무 오랫동안 대화가 없었고 북한도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왔기 때문에 서로의 의중을 좀 알 필요가 있다”며 “탑다운(하향식)과 바텀업(상향식)은 어느 시점에서는 혼용돼야 하지만 처음부터 정상회담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상회담을 바로 하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생각은 남북 양측에 모두 손해이고 남북관계 진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연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신년사를 통해 ‘최고위급 회담’을 언급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는 와중에 ‘속도조절론’이 나온 것이다.

통준위 고위 관계자는 남북 간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공식 채널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간접대화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것도 서로의 의향을 타진하는 방법이라고 본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들 있다”며 1961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도 미국과 소련 간 핵전쟁 위기가 마지막 순간 해소된 것도 비공식 채널을 통한 대화가 큰 몫을 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정상 회담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서로 입장을 실무 차원에서 이야기해서 어느 정도 양측이 합의가 돼야만 정상 차원에서 추인해주는 식으로 전개될 수 있다”며 “남북 대화 시작 이후 상당한 의사 타진이 있어야 정상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꼭 통준위 차원의 남북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북한이 대화중에 다른 내용 제기하고 통준위 차원에서 다루기 바람직하지 않으면 또 다른 회담이 열릴 수 있다. 통준위는 막혀있는 남북대화를 뚫는다는 차원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북한 신년사에 대한 정부 입장을 통해 밝혔듯이 어떤 식으로든 남북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