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제지표 부진에…中성장률 눈높이 낮추는 월가
by김겨레 기자
2023.05.17 17:11:10
JP모건·바클레이즈, 성장률 전망치 하향
"4월 지표 시장 기대 이하…성장 모멘텀 손실"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의 4월 경제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자 월가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추기 시작했다. 올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분석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과 바클레이즈는 최근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고객에 보내는 메모에서 “중국의 4월 지표로 볼 때 경제 회복 모멘텀이 크게 손실됐다”고 밝히며 성장률 전망치를 5.9%로 낮췄다. 기존 전망은 6.4%로 주요 글로벌 은행이 제시한 중국 성장률 전망치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바클레이즈도 기존 5.6%에서 5.3%로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했다.
JP모건과 바클레이즈는 중국 당국이 적극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경기 부양 가능성을 낮게 본다”며 “정부가 민간 기업의 신뢰를 회복하고 더 나은 사업 환경을 구축하는지를 주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바클레이즈는 “4월 주요 경제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고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은 수요가 약하다는 의미”라면서도 중국 당국이 공격적인 완화 정책을 시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기저효과로 올해 중국 당국의 성장률 목표치인 5% 달성이 버겁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반면 모건스탠리와 스탠다드차티드는 기존 성장률 전망치인 5.6%를 유지했다. UBS도 추가적인 완화 정책을 예상하면서 기존 전망인 5.7%를 조정하지 않았다. 왕 타오 UBS 중국분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몇 달 동안 성장률이 실망스러울 경우 중국 정부는 하반기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소비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16~24세 청년실업률은 20.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18.4%, 5.6% 증가했지만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4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0%대에 그쳤다. 4월 수출은 전년대비 8.5% 늘어나 증가폭이 꺾였으며 수입은 7.9% 줄어 7개월 연속 감소했다.
4월 지표가 더딘 속도의 경제 회복을 가리키면서 이날 위안화 가치가 급락했다. 역외 위안화 환율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