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국무총리 산하 학폭대책위…연 2회 원칙인데 1회만
by김형환 기자
2023.03.16 17:37:05
교육부 등 관계기관 모여 학폭 대책 심의
2017~2020년은 서면으로 개최되기도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돼 교육부·여성가족부·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전문가가 모여 학교폭력(학폭) 예방과 대책 마련을 논의하는 기구인 학교폭력대책위원회(학폭대책위)가 연 2회 개최 원칙을 어기고 2년 연속 1회만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해 3월 24일 김부겸 당시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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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학폭대책위는 2021년과 지난해 2년 연속으로 한 차례만 개최됐다. 학폭대책위는 학폭 예방과 대책에 대한 기본계획이나 교육청, 전문기관 등이 요청하는 사안에 대해 심의하는 기구다. 현행법에 따르면 학폭대책위는 반기에 1회 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수시로 개최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학폭대책위를 연 1회만 개최한 것이다.
학폭대책위는 2012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치됐다. 국무총리와 학교폭력 대책에 대한 전문가가 공동위원장이 되고 기획재정부 장관, 교육부 장관, 법무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 등 관계부처 위원, 민간 위촉직 위원 등 최대 20명까지 구성할 수 있다. 지금 구성된 위원은 정부 당연직 위원 11명과 민간 위촉직 위원 8명 등 총 19명이다.
심지어 2017년 2회, 2018~2019년 각 1회, 2020년 2회 개최된 회의는 모두 서면으로 열렸다. 올해는 1차례도 개최되지 않았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와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폭 사건 등 학폭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큰 상황에서도 학폭대책위가 열리지 않은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1년과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점을 고려해 1회만 개최됐다”며 “학폭대책위는 학폭 대책에 대해 심의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