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안(솔비) "악플도 미술 재료…아트테이너 선한 영향력 알리고파"
by김현식 기자
2024.07.03 18:08:26
아트테이너 특별전 '뻑 - 온앤오프' 참여
경험담 녹인 '사이버 불링' 주제 작품 선보여
3일부터 9월 22일까지 프로세스 이태원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모든 댓글은 이제 저에게 다 재료 거리예요.”
화가 겸 가수 권지안(솔비)이 글로벌 아트테이너 특별전 ‘뻑 - 온앤오프’(BBUCK - ON&OFF)를 통해 사이버 불링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이는 소감을 밝히며 꺼낸 말이다.
‘뻑 - 온앤오프’는 온, 오프라인상에서 일어나는 불편한 현상에 대해 마주하며 변화를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전시다. 권지안을 비롯해 김완선, 구준엽, 이민우, 장혜진, 고준, 이태성, 전현무 등 아트테이너 30명이 의기투합해 설치, 조각, 비디오아트 150여점을 선보인다.
권지안의 작품은 ‘사이버 세상’을 테마로 한 온라인 전시 구역에서 만날 수 있다. 권지안은 3일 서울 용산구 프로세스 이태원(Process ITW)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포털 사이트 댓글 문화가 활성화한 시기에 연예인으로 데뷔해 댓글로 인한 피해를 받은 사이버 불링의 실제 피해자”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경험담을 바탕으로 사이버 불링에 관한 작품을 완성했다면서 “피해자였지만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미술 활동을 통해 치유도 했고 자아도 찾았다. 이젠 제가 미술이란 매개를 통해 치유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권지안은 사과를 오브제로 한 작품을 준비했다. 자신을 향해 쏟아진 온라인상 악성 댓글들을 TV 화면에 띄운 미디어 아트를 더한 점이 특징이다.
권지안은 “비전공자가 미술을 한다는 이유로 조롱 섞인 댓글을 많이 받아왔다. ‘사과는 그릴 줄 아냐’는 말도 자주 들었는데 이번에 그에 화답하는 작품을 만들어본 것”이라며 “사과를 꼭 잘 그려야만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당당한 모습으로 미술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뻑 - 온앤오프’는 이날부터 9월 22일까지 프로세스 이태원에서 열린다. 장 미셸 바스키아와 백남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권지안은 “연예인들이 소속사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예술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외칠 수 있게 되었다는 걸 알리는 굉장히 의미 있는 전시라는 생각”이라면서 “이번 전시가 아트테이너들의 선한 영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 무대에선 여전히 섹시하고 매력적인 솔비이고 싶어요. 예능을 할 때도 여전히 재미있는 사람이고 싶고요. 미술 활동을 병행하면서 그런 모습들 또한 꾸준히 가져가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