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광풍, 다시 회귀? 서울 경매아파트 낙찰가율 ‘쭉쭉’
by김미영 기자
2020.12.15 15:41:15
이달 둘째주 서울 경매아파트 평균낙찰가율 118%
가격 불문 인기…감정가보다 1~3억 비싸게 낙찰
“감정가 아닌 시세 대비 얼마나 싸게 낙찰 받느냐 관건”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서울 강동구 성내동 현대토파즈 아파트(전용면적 187㎡)는 지난 7일 감정가 12억2000만원으로 법원 경매에 부쳐졌다. 낙찰가는 15억99만원으로, 감정가보다 3억원 가까이 높았다. 하루 뒤 은평구 구산동의 브라운스톤(전용 60㎡)도 감정가 4억800만원에 경매에 나왔다. 12명이 경쟁을 벌인 끝에 낙찰가는 5억4166만원으로 치솟았다. 감정가의 133%다.
최근 경매시장에선 이처럼 고가, 중저가 가릴 것 없이 서울 아파트 인기가 지속되는 중이다. 정부의 규제가 수도권을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다시 서울로 쏠리는데다, 집값이 뛰면서 경매 감정가와 시세 격차가 크게 벌어진 점이 경매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1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주 진행된 서울 아파트 경매 9건 중 5건이 낙찰됐다. 평균 낙찰가율은 118%를 기록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이 100%를 웃돌긴 했지만 118%까지 올라간 건 이례적이다. 실제로 10~11월엔 107% 수준이었고, 8~9월엔 그보다 낮았다.
경매가 성사된 5건 모두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려나갔다. 강동구 길동의 GS강동자이(전용 126㎡)는 감정가 11억2000만원에 낙찰가가 12억6550만원이었고, 광진구 중곡동 SK아파트(전용 58㎡)은 감정가 4억7800만원에 낙찰가는 5억67100만원이었다.
이들 물건의 감정가는 애초 일반 부동산시장 거래가격보다 낮았다. 성내동 현대토파즈의 경우 14가구밖에 안돼 거래가 많지 않은데, 전용 173㎡짜리가 지난 8월 14억원에 실거래됐다. 경매에 부쳐진 물건은 이보다 큰 아파트임에도 감정가가 1억8000만원이나 낮았던 셈이다. 구산동 브라운스톤은 지난 8월 경매 물건과 같은 평형대가 5억300만원에 거래됐고 시장 호가는 6억원까지 올라 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요즘 나오는 물건의 감정가가 매겨진 건 건 통상 6개월에서 1년여 전인데 요새 집값이 큰 폭으로 올라 시세와 가격차가 큰폭으로 벌어졌다”며 “감정가보다 싸게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시세보다 얼마나 저렴하게 낙찰 받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지옥션 오명원 수석연구원은 “이번주엔 코로나19로 진행된 경매 건수가 평상시보다 적었다”며 “자금조달계획서 제출과 같은 규제에선 벗어나 있고, 수요는 언제나 많기 때문에 서울 아파트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법원 경매가 부분 파행을 겪으면서 진행 건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내년까지 이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