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있었다고 가해자 취급"…'오륙도 사고' 악플러 고소

by이재길 기자
2020.08.20 15:55:59

숨진 중학생의 친구가 썼다는 의혹이 제기된 메신저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부산 오륙도 앞 바다에서 발생한 익사 사고와 관련해 현장에 있던 학생들의 부모가 허위 사실을 유포한 악플러들을 고소했다.

20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피해 학생 부모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허위 게시물을 올린 20여명을 명예훼손과 허위 사실 유포 등 혐의로 고소했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A군 죽음을 함께 슬퍼하고 애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이 가해자 취급을 받으며 온갖 비난에 시달리고 있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관련 기사 등에 악성 댓글을 단 10여명도 추가로 고소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일 중학생 A군이 오륙도 앞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A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에 SNS 등에서는 당시 현장에 있던 A군의 친구들이 구조에 나서지 않고 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수 게시글에서는 현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영상과 함께 ‘지나가는 시민이 신고했다’,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 웃으며 영상을 찍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부모들은 “사고 심각성을 인지한 후 영상 촬영을 중단하고 바로 신고했고, 외부인이 아닌 현장에 있던 친구 중 한명이 신고한 것”이라며 “아이들이 빈소에서 난동을 피웠다는 의혹은 당시 부모와 함께 장례식을 찾았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오히려 주변의 눈총이 따가워 빠르게 빠져나왔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미성년자는 처벌 받지 않는다’는 식의 대화가 오간 메시지에 대해선 “캡처 내용은 제3자들이 이 사고를 두고 처벌 여부에 대해 대화한 것이다. 현장에 있던 아이들은 이 대화방 안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고소장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해경은 사고 경위와 함께 A군 친구를 상대로 제기된 의혹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