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국제고 신입생 44%, 중학교땐 내신 상위10%내…일반고 5배

by신하영 기자
2019.01.07 14:36:25

자사고 상위 10% 비율도 18.5%로 일반고보다 2.2배 높아
사교육걱정·김해영 의원, 외고·자사고·일반고생 전수조사
“우수 학생 선점, 교육격차 심화…고교 선발 일원화해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울소재 외고·국제고·자사고 신입생 중학교 내신성적 전수조사 결과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외고와 국제고에 입학한 신입생 100명 중 44명은 중학교 내신 상위 10%에 포함되는 학생들로 조사됐다. 일반고에는 이런 학생이 전체 신입생 중 8.5%에 불과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경우에도 신입생의 18.5%가 내신 상위 10% 이상에 해당하는 학생들로 분석됐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와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지난해 서울 소재 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에 입학한 신입생들의 중학교 내신 성적을 전수 분석해 발표했다.

그 결과 외고·국제고 7곳에 입학한 신입생 중 44%는 중학교 내신 성적이 상위 10% 이상인 학생들로 조사됐다. 반면 일반고는 이러한 학생이 8.5%에 불과했다. 김은정 사교육걱정 선임연구원은 “외고·국제고의 중학교 내신 성적 상위 10% 이상 비율이 일반고보다 5.2배 높게 나타났다”며 “고교서열화로 인한 상위권 학생들의 외고·국제고 선호현상과 학생 우선선발권으로 인한 특혜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자사고 23곳의 경우에도 내신 상위 10% 이상 학생이 18.5%로 일반고(8.5%)보다 2.2배 높았다. 서울소재 자사고는 2014학년도까지 중학교 성적 상위 50% 이내의 학생을 추첨·선발해오다 우수학생 선점 논란이 일자 2015학년도부터 추첨과 면접을 병행하고 있다. 성적과 관계없이 1단계에서 정원의 1.5배수를 추첨·선발한 뒤 2단계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2018 서울지역 일반고·자사고·외고·국제고 신입생의 중학교 내신 성적 비교(자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해영 국회의원실)
김은정 선임연구원은 “추첨·면접 선발로 바뀐 2015학년도 이후에도 서울소재 자사고는 여전히 중학교 내신 성적 상위 20%에 속하는 신입생들이 33.7%~37.7% 차지한다”며 “서울 자사고는 더 이상 우수 학생으로 인한 선발효과를 누리지 못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번 분석에 따르면 자사고 등이 여전히 선발효과를 누리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처럼 고교 체계가 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 순으로 서열화 되면서 중학교 단계부터 사교육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교육걱정이 2017년 전국 중3 학생 73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월평균 사교육비 통계에 따르면 월 100만원 이상의 고액 사교육비 지출 비율은 △광역단위 자사고 희망 학생 43% △전국단위 자사고 희망학생 40.5% △일반고 희망학생 8.7%였다.

김 선임연구원은 “불공정한 고입전형은 고교서열화를 부추기고 고입을 위한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을 유발해 교육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자사고·특목고의 우수학생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고입 선발시기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7 희망 고교 유형별 월평균 사교육비(중3 대상, 자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오영훈 국회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