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이락'?...'朴정부 파일' 9308건 18일만에 지각 발표한 靑

by김영환 기자
2017.08.28 16:44:04

靑, 박근혜 정부 2부속실 전산 파일 9308건 발견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내용 담겨” 靑 발표
발견 18일만의 발표·질문도 받지 않아..국면 전환 의혹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청와대 제2부속실 등의 전 정부 전산 공유파일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청와대가 28일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제 2부속실에서 전산 공유 파일 9308건을 무더기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들 파일은 발견 위치나, 건수, 내용에서 이전 정부의 국정농단의 핵심이 될 수도 있는 자료들이다. 발견된 장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 비서관이 근무했던 제2 부속실로, 최순실씨를 보좌한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더욱이 청와대가 일부 공개한 문서 내용에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국정농단 관련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들 문서는 대통령 기록관에 이관될 예정”이라면서도 “(국정농단)수사·재판 관련 문서 파일은 검찰의 요구가 있으면 제출할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청와대가 문건을 대량으로 공개하면서 국정농단 재판은 또다시 파고가 일 전망이다. 청와대는 이전 문건 발표 당시에도 ‘삼성 승계 작업 지원’ ‘세월호’ ‘위안부 합의’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정책과 관련된 내부 결정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문건이라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역시 사회적 파장이 못지 않았다.



하지만 발견된 파일을 왜 하필 이날(28일) 발표했는 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가 해당 파일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지난 10일. 18일이 지나서야 파일 발견 사실을 지각 공개한 것이다. 내용분석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박 대변인은 “이전에 캐비닛에서 발견된 종이 문서와 달리 공유 폴더에 저장된 문서 파일은 분량이 방대하고 현 정부에서 생산된 파일도 있다”며 “제2부속실 파일 발견 이후 추가 확인과정에서 발견된 다른 비서관실 공유 폴더에는 전 정부와 현 정부 생산 파일이 뒤섞여 분류 작업에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8일은 군 당국이 지난 26일 북한의 발사체를 ‘방사포’가 아닌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정정·번복한 날이다. ‘방사포=상대적으로 낮은 도발’이라고 해석이 가능한 군의 발표에 맞춰 통일부는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지켜보고 있다”고 해석했고 외교부는 규탄성명조차 내지 않았다.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정부로서는 북한의 도발 수준을 애써 축소했다가 후폭풍이 일면서 비판의 화살을 돌리고자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