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유동성 위기, 60만대 재고로 미래부에 호소

by김현아 기자
2014.03.26 18:08:25

팬택 발 리스크에 이통3사 선구매
SKT 2만5천대, LG유플 2만대..KT도 일부 사기로 가닥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단말기 제조업체 팬택이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회의에서 3, 4월 유동성 위기를 언급하면서 최악의 경우 부도사태와 이로 인한 판매점·대리점의 피해까지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팬택이 부도처리 되면 이통3사 유통망에 깔려 있는 60만대 재고 단말기를 처리하는게 어려워져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팬택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 회사들이 어느 정도로 팬택 단말기를 선구매해 줘야 하는 가는 논란이다. 현재 SK텔레콤은 2만 5000대를, LG유플러스는 2만 대를 선구매했다.

팬택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베가 시크릿 업.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미래부 김주한 통신정책국장이 주재한 이통3사, 제조3사,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 회의에서 팬택 박창진 부사장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되면 유통재고 60만대 분량의 대량 부실 채권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참석자는 “팬택은 채권단 실사 중인데 5월경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나, 3,4월의 유동성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가 걱정이었다”면서 “지난 13일부터 5월 19일까지 되는 이통3사의 순차 영업정지 기간에 보조금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팬택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팬택이 부도 처리될 경우 단말기 60만대는 소비자 외면이 불가피하고, 팬택 리스크로 유통점도 책임질 일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면서 “문제는 이통사들이 팬택 단말기를 선구매해도 유동성 위기가 완전히 해소될지 걱정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영업정지 기간이라도 팬택 단말기를 미리 구매해주자는 아이디어는 미래부가 냈지만, 이미 SK텔레콤은 2만 5000대, LG유플러스는 2만 대를 선구매 하기로 정했다.

KT(030200) 역시 이번 달과 다음 달 일부 구매하는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추가 구매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신제품도 아닌데다 영업정지로 팔지 못할 단말기를 미리 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이동통신 혼란의 주범은 온라인 및 비대면 판매 채널과 대형양판점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