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북핵 로드맵 마련해 북미협상 가능성에 대비할 것"(종합)

by김인경 기자
2024.12.18 15:40:50

경제부총리-외교부장관 외신기자 간담회
그레넬 北담당특임대사 지명은 "北 문제, 우선과제라는 점 입증"
"대통령 직무정지 제약 부인할 수 없으나 회복 위해 전력 중"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북핵 문제와 관련,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 이전에 우리의 대응 구상과 로드맵을 마련해 북미 협상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이를 대비해 외교 전략을 구축하겠다는 얘기다.

조 장관은 18일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외교부 장관·경제부총리 합동 외신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해다.

조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신정부 출범을 앞두고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 대사를 북한 업무를 포함한 ‘특수 임무’ 담당 대사로 지명한 점을 언급하며 “북한 문제, 특히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생각을 우선순위 과제에서 빼놓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 핵 문제 포함해 북한과 협상 기회가 열린다면 그 모든 기회에 열려 있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 측과의 소통에 대해서 “이번 사태(비상계엄 및 탄핵 소추안 가결)로 이전에 구축한 소통의 정치적 동력이 약화된 만큼, 회복에 시간은 필요하다. 대통령이 직무 정지되어 거기서 오는 제약이 있다는 것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단시일내 회복하기 위해 정부가 전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일본 외신이 한국의 정치 상황이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사업 준비에 영향이 있는지 묻자 “하등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이런 우리 국내 상황을 일본이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여 60주년을 기념하고 미래지향적 의미를 만드는 데 좀 주춤할까 봐 오히려 우리가 걱정하는 상황”이라며 “일본이 더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다뤄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한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조 장관은 “이제까지 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이 불참한 선례가 하나도 없다. 중국 외교당국과도 그런 전제 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전 의지를 밝힌 트럼프 당선인 구상에 대해 “의지가 강하다 하더라도 단기간 내 종전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은 전쟁 양상과 러-북 군사협력, 북한군의 파병 등을 면밀하게 주시해 대응 전략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비상계엄 여파와 대통령 탄핵 정국에 따른 경제적·외교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 장관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하에서도 우리의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기존의 외교정책 기조는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며 “최단 시일 내 우리 외교를 정상화시키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자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과 신뢰를 조속히 회복할 것”이라며 “내년 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해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합동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