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 中 “대만 초청 반대”

by이명철 기자
2024.03.18 17:39:06

바이든 만든 회의, 대만 장관급 1~2차 때 참석해
중국 외교부 “한국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 지적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한국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이 참석한 것을 두고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장관급 회의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베이징 외교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전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면서 “중국은 한국이 대만 당국을 소위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어떤 외부 세력도 중국 내정에 간섭하거나 대만 독립을 종용·지지하는 것은 실패하게 돼있다”고 지적했다. 린젠 대변인은 새로운 외교부 대변인으로 임명된 후 이날 첫 브리핑을 맡은 인물이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처음 개최한 행사다. 3차 회의가 우리나라에서 18일부터 사흘간 열리는데 미국 외 지역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차 회의에는 대만의 장관급인 탕펑 대만 디지털발전부장이 참석했는데 이번 회의에도 대만 참석 여부가 관심사였다.



린 대변인은 “중국은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 세력에 무대를 만드는 것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며 “대만이 민주·인권의 깃발을 들고 대만 독립 활동의 공간을 확대하려는 획책과 처사는 세상 사람들을 속일 수 없고 스스로 굴욕을 자초할 뿐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회의가 열리기 전인 지난 17일에도 국영 신화통신을 통해 “한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미국의 ‘졸’(卒) 역할을 한 것”이라며 한국이 미국의 신냉전 가치관을 앞장서서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린 대변인은 신화통신 보도와 관련해 “언론의 관점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겠지만 원칙적으로 중국은 이데올로기로 선을 긋고, 민주 문제를 도구화·무기화하는 것에 일관되게 반대했다”며 “지금 세계가 필요로 하는 것은 민주의 이름으로 분열을 만드는 게 아니라 단결·협력을 강화하고 국제 관계의 민주화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이날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겨냥한 연합 군사훈련을 한 것에 주목한다며 두 개의 사안을 연관지었다.

린 대변인은 “중국은 반도(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지키는 것이 각 당사자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