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단계적 정상화…여행길 열리고 면세점 구매한도 없어진다

by공지유 기자
2021.12.20 16:30:01

[2022년 경제정책방향] 국제관광 기반 단계적 정상화
내국인 면세점 구매한도 5000달러→폐지…"세수확보"
무사증입국 점진적 재개…국제항공노선 증편
"코로나 상황 따라 탄력적 시행…필요시 추가 대책 마련"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정부가 방역 상황에 따라 내년부터 해외여행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한다. 코로나19로 집중적인 충격을 받은 면세업계 지원을 위해 그동안 5000달러로 제한됐던 내국인 면세점 구매한도도 폐지한다.

트래블 버블이 시작된 지난달 1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가는 시민들이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정부는 20일 발표한 2022년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국제관광 기반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피해가 집중됐던 항공·면세업계 지원을 지속한다. 국제관광을 정상화하면서 해외소비를 국내소비로 전환하기 위해 내국인 면세점 구매한도를 폐지한다.

내국인 면세점 구매한도는 지난 1979년 해외 제품에 대한 소비 억제 등을 위해 도입된 제도로, 소득 증가와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500달러에서 2019년 5000달러로 높아졌다.

과소비 억제와 외화 유출 방지라는 당초 제도의 설립 취지가 경제성장 등 현재 상황에서 상당 부분 퇴색됐다는 판단이다. 고광효 기획재정부 조세총괄정책관은 “그동안 낮은 구매한도로 인해 고가제품을 해외에서 구매할 수밖에 없던 문제점을 개선하고 해외 소비를 국내로 전환함으로써 면세업계 운영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단됐던 사증면제협정과 무사증입국도 점진적으로 재개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91개국을 대상으로 사증면제협정·무사증 입국을 중단했다가 지난 9월 유럽 28개국, 지난달에는 싱가포르에 대해 무사증입국을 재개했다.



향후 방역안전국을 대상으로 점진적으로 무사증입국을 재개함과 동시에 현재 외교·공무 등 일부 필수목적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된 단기사증 발급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게획이다.

방역상황 개선과 연계해 국제 항공노선도 본격적으로 증편한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해 1월에는 45개국에 255개 노선이 주 4712회 운항했다. 이후 지난해 4월 기준으로 15개국에 30개 노선, 주 121회 운항으로 97% 감소했다. 국제 항공노선은 현재 31개국 70개 노선에 운항횟수 330회까지 증편됐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며 이 같은 지원방안은 시행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라 터키, 스페인, 체코 등에서 해외 여행시 자가격리가 면제됐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확진자 급증으로 해외 입국객에 대해 10일간 자가격리 조치가 시행되면서 해외여행 수요에도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향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지원 시행 여부나 시기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은 방역 상황과 코로나의 전개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탄력적으로 추가 대책을 만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너무 빨리 방역을 완화해 대면서비스업의 피해가 커진 상황이지만 코로나 충격이 컸던 항공업계 등의 재개를 위해 위드코로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여행·관광업 금리 인하와 융자 지원 등 금융지원도 재난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