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강민구 기자
2020.10.21 16:08:50
손상 DNA 정확하게 자르고, 염기서열 대체까지
정확성도 90% 이상 향상···인공지능 기술도 접목
임상시험·연구 윤리 문제 해결 등은 해결해야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선천성 희귀망막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10만명당 3명 정도 발병하는 유전질환이다. 출생하거나 출생 직후 실명을 유발하나 치료 방법이 없다. 유전성 간질환도 마찬가지로 치료방법이 없어 간이식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난치병의 치료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발전하는 유전자가위 기술 덕분이다. 올해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유전자가위 연구 선구자인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를 공동 수상자로 선정하며 유전질환 치료 가능성을 인정했다. 올해초 미국의 바이오기업 에디타스메디신은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의대 교수 연구진과 선천성 유전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국내 업체인 툴젠도 희귀질환 샤르코마리투스병, 혈우병 등의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는 등 상업적 도전도 이뤄지고 있다.
DNA는 생명체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아데닌(A), 티민(T), 시토신(C), 구아닌(G) 등 네 개의 염기로 구성돼 있다. 서로 쌍을 이뤄 순서를 만들고 3개의 염기를 조합해 코돈(Codon)으로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데 단일 염기 하나만 잘못되어도 심각한 병을 유발할 수 있다. 낭성 섬유증, 겸상 적혈구 빈혈증이 특정 염기 하나가 잘못돼 발생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유전자가위는 특정 염기서열을 인지해 해당 부위의 DNA를 절단하는 효소로 인간이나 동식물 세포의 유전체 교정에 활용할 수 있다. 즉 망가진 유전자를 잘라내고, 이를 정상 유전자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유전자가위는 징크핑거 뉴클레이즈(Zinc finger nuclease), 탈렌(TALEN; 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 Cas9/Cpf1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순으로 개발돼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여왔다.
특히 지난 2012년 유전자 교정 가능성이 제안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기술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며 빠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유전자가위 상용화의 가장 큰 관건은 몸속에 부작용 없이 안정적으로 유전자가위를 전달하고, 원하는 부위를 정확하게 자르는지 여부다. 탈렌의 경우 절반 정도의 정확성에 그쳤지만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개량 기술이 개발되면서 정확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개발된 ‘프라임 에디터’라는 시스템을 적용하면 이론적으로 유전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의 약 90%를 정상 유전자로 바꿀 수 있다.
김대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DNA 염기서열을 잘라 원하는 유전자가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일은 가능하지만, 특정 염기를 바꾸어 주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Cpf1 시토신 염기교정 유전자가위 연구 개발 등이 이뤄지면서 유전자를 비롯해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고부가가치 농축산물 품종 개량 등에 유전자 교정기법을 적용할 가능성을 높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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