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들 날 없는 금리시장…채권형펀드, 일주일새 자금 1조원대↓
by유준하 기자
2025.12.04 11:31:40
국고채 금리 오르며 펀드 수익률 ‘부진’
우호적인 재료 부재에 시장 약세 지속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한국은행 통화정책 기조를 기준금리 인하에서 동결로 전환하면서 일주일새 채권형 펀드에서 1조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 390개의 설정액은 104조 5048억원으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 대비 1조 3408억원 줄었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 1053개의 설정액은 같은 기간 7932억원 증가한 64조 1368억으로 집계됐다.
채권형 펀드의 자금유출은 채권 시장 약세가 이어지는 점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예컨대 국고채 시장 지표격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대를 이어가고 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낮은 가격 수준을 이어가는 셈이다.
이에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 격차도 벌어졌다. 채권형 수익률의 지난 한 주 수익률은 0.12% 하락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3.19%다.
금리 시장은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종결됐다고 판단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인하 기조’를 ‘인하 가능성’으로, 추가 인하 ‘시기’를 ‘여부’로 각각 조정했다.
당분간 채권형 펀드에서의 자금유출은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의 강세 재료가 사실상 부재하기 때문이다. 한 해외 헤지펀드 운용역은 “외국인이 선물시장 수급을 통해 현물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짚었다. 더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 차기 후보가 행정부 입맛대로 기준금리를 내릴 우려가 커지는 점 역시 채권시장엔 좋지 못한 재료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위원은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 하락 혹은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기 전까지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긴 어렵다”면서 “단기물 금리 하락 여력은 크지 않으며 동결기간이 길었던 기간 국고 3년물과 기준금리 스프레드는 40~50bp 내외에서 등락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이를 고려하면 당분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9~3.0%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