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안전 외면 당해"…변협, 이태원 참사 대책특위 출범
by김윤정 기자
2022.11.28 17:11:21
"국민안전 지켜야 할 책임 묻지 않을 수 없어"
하창우 前변협 회장 필두로 변호사 100여명 참여
무료 변론…진상규명·피해자지원·제도보완팀 구성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15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참사 피해자 유족의 법률지원을 위한 대책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 28일 오후 변협이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에서 10·29 이태원 참사 대책특별위원회(특위)’ 출범식 진행 중 취재진과 질의 응답을 하는 모습. 홍지백 특위 부위원장(왼쪽), 이종협 대한변호사협회장(중간). 하창우 특위 위원장(오른쪽).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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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은 28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에서 ‘10·29 이태원 참사 대책특별위원회(특위)’ 출범식을 열고 진상규명, 피해자지원, 제도보완을 포함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하창우 전 변협 회장이 특위 위원장으로, 홍지백 변협 재난안전생명존중특위 위원장이 부위원장으로 위촉됐다. 그 밖에도 총 100여명의 변호사가 △진상규명팀 △피해자지원팀 △제도보완팀 등 세 팀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이날 출범식에서 이종엽 변협 회장은 “사고 원인과 부실 대응을 둘러싼 여러 주장과 추측이 오가지만 무엇보다 사회재난으로부터 국민들의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 기관과 지자체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수본 수사 발표와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참사 당일 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없었고 관할 경찰서와 구청, 경찰 수뇌부, 소방서는 허술한 사고 예방 관리와 미흡한 초동 대처로 적시 대응에 실패했다”며 “이후에도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는 안이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참사 유가족과 피해자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정부와 지자체의 부실한 대응과 직무태만 등 과실에 대해 국가와 지자체를 상대로 유가족과 피해자를 위한 국가배상소송 상담과 배상청구 등을 포함한 무료 법률 구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창우 특위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시설물의 파괴나 흠에 의하지 않고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시민이 희생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국가와 지자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일 외에는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핼러윈사고 위험성이 예고된 상태에서 경찰 수뇌부가 지방에 있거나 상황실을 비우거나 경찰서장이 도보 10분 거리를 차 안에 한 시간 앉아 있거나 구청 재난안전상황실이 작동하지 않거나 구청장이 사고 후 상황판단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일들은 시민 안전이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얼마나 외면 당했는지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하 위원장은 또 “세월호 참사를 통해 얻은 국가 안전시스템이 미래 국민 안전을 위한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으며 시스템을 움직이는 공무원들의 무사안일과 나태, 사고 발생 이후 책임 회피는 시스템 구축 이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도 말했다.
| 28일 오후 변협이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에서 10·29 이태원 참사 대책특별위원회(특위)’ 출범식 진행 중 취재진과 질의 응답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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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위는 참사 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 부실 대응, 직무태만 등 과실에 대해 국가와 지자체 등을 상대로 유가족과 피해자를 위한 국가배상책임상담과 배상청구 등 무료 법률 구제에 주력할 계획이다.
변호사 선임 비용을 변협에서 부담해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무료로 변론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변협은 인지세까지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민사 손해배상소송의 경우 소송가액이 높아질수록 인지세가 증가하는데 피해자 규모와 구성에 따라 인지세 규모가 달라진다. 하창우 특위 위원장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협조해 피해자와 유족들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소송 비용이나 인지대를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변협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10·29 이태원참사 대책특위 발족을 의결했고 다음 날부터 특위 위원을 모집해왔다.
아울러 변협은 국내외 참사 유사사례를 분석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과 관련 법령 개선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홍지백 특위 부위원장은 “재난피해자는 피해에 이어 소송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변협에서 관련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 위원장은 “(이번 이태원 참사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사고”라며 “새로운 형태의 사고를 대비해 국가와 지자체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개선안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