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상황 알 수 없어 답답"… 애 타는 광주 아파트 붕괴 현장
by권효중 기자
2022.01.12 16:20:41
[광주아파트붕괴사고]현장모습은
지난 11일 외벽 붕괴 이후 본격적인 수색 들어가
폴리스 라인 등으로 접근 통제된 와중 인파 여전
"구조 진전 전혀 몰라…왜 알려주지 않냐" 토로해
[광주=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외벽 붕괴 사고가 난 지 이틀째인 12일 본격적인 수색이 시작됐다. 다만 오후 들어서도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어 현장에서는 답답함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외벽 일부가 무너져내리는 사고가 나 붕괴물 잔해에 쓰러진 담장이 주변에 세워진 차량을 덮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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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은 인파들로 가득했다. 광주시의 사고수습본부 천막과 더불어 봉사활동 천막 등이 마련돼 있고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은 무너진 외벽 건물 주변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에 실종자의 가족 등 관계자들은 따로 마련된 천막에서 구조 진행 상황 등을 전달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천막에서 오가는 이들은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 라인, 세워 둔 소방차 등을 바라보며 현장을 바라보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장에서 자신을 실종자의 가족이라고 밝힌 여성 A씨는 “벌써 사고가 난 지 몇 시간이 지났는데 진행 상황, 현장에 구조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우리에게 전혀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현장의 대응을 비판했다. A씨는 “살아 있더라도 구조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이런 날씨면 사람이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고 분노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아파트 23∼38층 외벽 등이 무너져 1명이 다치고 6명의 연락이 끊겼다. 연락이 끊긴 작업자들은 붕괴한 건물의 28∼31층에서 창호 공사 등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 작업을 하던 실종자 설 모씨의 동료인 양모씨(57)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주말에도 바빠서 쉬지 못할 정도로 공사를 이어왔다”라며 “실종자와 함께 다른 현장에서 일하다가 이곳으로 투입된 지 이틀 만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씨는 “유리를 끼우기 위해서는 실리콘 작업이 먼저인데, 유리를 빨리 끼워야 한다는 요청이 있어서 실리콘 작업에 진행하게 돼서 다른 현장에서 투입된 것”이라며 “주말에도 작업이 이어지고 공사 현장 근처에 상가가 밀집한 특성상 현장 민원도 많이 받기도 했다”라고 촉박했던 공사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현장을 찾은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입장문을 통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불행한 사고 탓에 피해를 본 실종자들과 가족, 광주 시민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구조대는 이날 오전 11시 34분쯤부터 사고 현장에 진입, 드론 6대와 구조견 6마리 등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아직 외벽의 추가적인 붕괴, 잔해물 낙하 등의 우려가 있어 중장비 투입 등 본격적인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광주시는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광주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을 포함, 현대산업개발의 모든 건축·건설 현장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