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유일"...실종 아르헨 잠수함의 '여성 장교'는 어떤 사람?

by김일중 기자
2017.11.20 16:07:26

실종된 아르헨티나 잠수함 ARA 산후안호에 탑승한 엘리나 마리아 크로치크. 아르헨티나는 물론이고 남미를 통틀어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잠수함 장교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김일중 기자]44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실종된 아르헨티나 잠수함 ARA 산후안호에 대한 수색 작업이 악천후 속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 잠수함에 탑승한 여성 장교가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엘리나 마리아 크로치크(35)란 이름의 이 장교는 아르헨티나 해군 71년 역사상 최초이자 라틴 아메리카에서도 유일한 여성 잠수함 장교다.

아르헨티나 미시오네스 주 정글지방인 오베라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녀의 꿈은 산업 엔지니어였다. 그녀는 고등학교 졸업 후 미시오네스대학에 진학해 산업공학을 전공하며 꿈을 키워나갔다.

하지만 동생과 어머니가 갑작스러운 사망은 그녀의 진로를 바꾸게 됐다.

상심에 빠져있던 그녀는 인터넷에서 해군 모집광고를 보고 엔세나다에 있는 나발 밀리터리 스쿨에 들어갔다. 그녀는 아르헨티나 언론 ‘비바’와의 인터뷰에서 “21세까지는 바다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2009년 장교로 임관한 그녀는 3년 후 잠수함 학교에 지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녀는 ‘비바’와의 인터뷰에서 “마르델플라타에 선서를 하러 갔을 때 항구에 있는 3척의 잠수함을 보고 그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2012년 그녀는 잠수함 교육을 받았고 아르헨티나 해군 209급 잠수함 중 하나인 ARA 살타에서 4년 간 근무한 후 ARA 산후안호로 옮겼다.

그녀의 아버지 에두아르도는 “딸은 잠수함에 근무하는 것을 행복해했다”며 “그녀는 철두철미한 장교였다”고 전했다.

지역 라디오 방송은 잠수함이 실종되기 며칠 전 그녀가 동생과의 통화에서 “잠수함의 원격제어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18일(현지시간) 오전 10시 52분과 오후 3시 42분 실종된 산후안호가 보낸 것으로 보이는 7차례의 위성 수신 조난신호가 탐지돼 수색에 활기를 띄기도 했으나, 8m에 달하는 높은 파고와 거센 바람으로 현재는 수색에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엘리나 마리아 크로치크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