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물가이슈에 가려진 한은 금통위의 고민

by문정현 기자
2011.03.02 19:08:07

금통위원들, 1월 금통위서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
"유출 문제될수도..인플레 기대심리 낮춰야"

마켓in | 이 기사는 03월 02일 18시 38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한국은행이 물가 급등 뿐만 아니라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자금유출입 변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자금 유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현재 정책을 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1월 금통위 의사록에선 물가불안과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둔 갑론을박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한편으로 국내 자본의 이동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한 금통위원은 "향후 미국 금리정책 변경 가능성 등으로 국제금융환경이 바뀔 경우 외화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수 있다"며 "외화유입 차단을 목적으로 하는 현재의 단기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정책을 입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위원은 "거시건전성 부담금 부과가 금융기관의 과도한 차입 억제, 외채구조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으나 은행이 외자조달 비용 상승분을 기업에 전가해 외화대출 금리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최근 외화자금이 순유출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 거시건전성 부담금 도입 효과를 보다 심도있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선물환포지션 규제, 채권 과세 부활, 은행세 도입 등 잇따른 자본유입 규제책으로 인해 해외 유동성 유입이 크게 줄었지만, 급격한 유출에 대한 경계감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10월 57억3000만달러 유입초를 기록했던 외국인의 부채성증권 투자는 지난 12월 67억2000만달러 순유출로 돌아섰다. 지분성증권 투자 규모도 45억8000만달러에서 34억9000만달러로 줄었다.

최근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채권투자 동향에 대해 "투자 유인이 남아있지만 과거처럼 규모가 커지긴 힘들 것"이라며 "과도한 자본 유출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최근 중동·북아프리카 정정 불안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커지고 있어 이 같은 한은의 우려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일구 대우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정부의 자본 유출입 규제안은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이에 대한 논란은 이미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경제 안정성을 해칠 정도의 유출이 나타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 자금 유출은 원화절상 기대감 후퇴, 인플레이션 우려 확산에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며 "이를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지 재정·환율 정책으로 대응할지 알 수 없지만 인플레 기대심리를 낮출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