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첫 국가수사본부장 인선 착수…검찰 인사 물망 오르나

by이소현 기자
2023.01.05 17:11:19

경찰청, 2대 국수본부장 경력경쟁 채용 공고
경찰 수사 총괄…치안정감 계급, 임기 2년
"안정성·전문성 중요…경찰 내부서 뽑아야"
"독립성·중립성 위해 검찰 등 외부 인선 필요"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경찰청이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국수본부장)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윤석열 정부 첫 국수본부장 교체다. 검·경수사권 조정의 결과물로 검사의 지휘를 받지 않고 1차 수사 종결권을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이기 때문에 차기 국수본부장 물망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가수사본부 전경(사진=이데일리DB)
경찰청은 5일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수본부장 경력경쟁 채용시험 계획을 공고했다. 2대 국수본부장은 윤석열 정부의 첫 국수본부장이다.

새 본부장은 다음 달 25일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남구준 본부장의 뒤를 이어 2025년까지 2년간 국수본을 이끌게 된다. 국수본부장은 경찰 내 서열 2위 계급인 치안정감이며,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기가 2년이고 중임할 수 없다.

국수본부장은 치안총감(경찰청장)보다 계급은 아래이지만, 수사 영역에서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경찰 수사와 관련해 18개 시·도경찰청장을 비롯해 경찰서장, 수사부서 소속 공무원 등 3만명 규모 전국 수사 경찰 조직을 지휘·감독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개별 사건의 수사와 관련해서는 같은 치안정감 계급인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해 인천·경기남부·부산경찰청장에게도 수사 지휘를 할 수 있다.

작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 등 수사권을 두고 첨예한 갈등이 이뤄졌기에 차기 국수본부장의 출신에 관심이 집중된다. 초대 국수본부장인 남 본부장은 경찰대 5기 출신으로 경찰 내 대표적인 ‘수사통’이다. 당시 후보군에 전직 경찰 간부와 변호인 등 5인이 지원했는데 안정적·전문적 운영 등을 고려해 현직 경찰 간부로 내부에서 인선했다.



올해는 경찰 외부 출신 국수본부장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경찰 내부에서는 “국수본은 검·경 수사권 조정의 결과물이라는 상징성이 있기에 국수본부장은 내부 인사로 인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을 이룬다. 반면 “수사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외부 출신 인사가 부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사상 첫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탄생한 이후 정부 요직에 검찰 출신들이 자리하면서 “국수본부장에도 검찰 출신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국수본부장은 개방직으로 현재 경찰이 아닌 이들도 자격 요건을 갖추면 지원할 수 있다. 지원 자격은 10년 이상 수사업무에 종사한 고위공무원 또는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한 경력자, 판사·검사·변호사 10년 이상 종사자, 국가기관 등 법률사무에 10년 이상 종사한 변호사, 법률학·경찰학 조교수 이상 직위 10년 이상 종사자 등이다. 이러한 경력을 모두 합산해 15년 이상 종사한 경우도 지원할 수 있다.

국수본부장 채용은 서류심사→신체검사→종합심사→경찰청장 추천→행정안전부 장관 제청→국무총리 경유→대통령 임용 순으로 진행된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추천하지만, 최종 인사권자는 대통령이기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서류 접수는 이달 16일 오후 6시까지다. 경찰청은 다음 달까지 선발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차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수사인력 이탈 방지를 포함해 수사환경 개선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남 본부장은 지난달 26일 정례기자간담회에서 “국수본이 내걸었던 기치는 국민중심 책임수사였다”며 “민원처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수사환경에서 현장경찰의 업무부담 개선을 위해 인력 조정을 통해 수사분야에 상당 부분 확충하려고 예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