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다시 비상?”…청정지역 강원 고성서 ASF 멧돼지 발견
by최정훈 기자
2020.04.03 19:33:09
강원 고성 민간인통제선 내 포획된 멧돼지서 ASF 바이러스 검출
“비무장지대서 간접적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전파 경로 파악중”
감염지역 주변 울타리 신속 설치…인근 지역 폐사체도 수색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청정지역이었던 강원도 고성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검출됐다. 정부는 비무장지대에서 바이러스가 간접적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방역과 멧돼지 확산 방지에 나설 방침이다.
환경부는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송현리 민통선 내에서 포획된 멧돼지 1개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3일 밝혔다. 국내에선 총 480개체의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영동지역에서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확진된 멧돼지는 지난달 31일 고성지역 엽사와 군부대 22사단의 합동포획 작전 중 엽사가 포획한 것으로, 고성군은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표준행동지침에 따라 시료를 채취하고, 현장 소독과 함께 매몰했다.
발견된 지점은 남방한계선에서 40m, 비무장지대 통문에서 1.2km 떨어져 있으며, 광역울타리로부터 21km 안쪽에 위치한 곳이다. 화천군 발생지점과는 70km 이상 떨어져있다.
해당 지역은 또 민간인 출입통제 지역이며, 발견지점이 남방한계선 철책과 인접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비무장지대 내 바이러스가 간접적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폐사체 수색, 환경 조사 등을 통해 전파경로를 파악할 예정이다.
먼저 환경부는 울타리 설치, 폐사체 집중 수색, 포획틀 확대 배치 등 주변 지역으로의 확산 차단을 위한 조치를 추진한다. 감염된 멧돼지의 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발견지점 주변을 둘러싸는 울타리를 신속히 설치하고, 기존 광역울타리에 대한 훼손 구간, 출입문 개폐상태 등을 즉시 점검한다. 또 추가적으로 광역울타리 내를 구획화해 감염된 멧돼지의 주변지역으로의 확산을 차단할 계획이다.
확산 범위 및 감염경로 확인을 위해, 국방부와 협조해 인근 지역 폐사체를 즉시 수색하고, 발생지역 주변 DMZ 통문 및 내부 수색로 등에 대한 환경조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총기포획으로 인해 감염된 멧돼지가 이동하지 않도록 발생지점 인근 총기포획을 멈추고 멧돼지 개체수 저감을 위해 포획틀, 트랩 설치를 대폭 확대한다.
아울러 고성지역 DMZ 통문과 민통선 초소의 출입 차량과 인력을 소독시설을 활용해 철저히 소독한다. 또 이번 발생지점 반경 10km 내에 양돈농장은 없으나 고성군(7호)과 인제군(5호)의 양돈농장 12호의 방역실태를 특별점검하고, 농장 주변도로, 농장 진입로 등을 집중 소독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야생멧돼지 폐사체 발견 시 접근하지 말고, 지자체 등에 신속히 신고, 발생지역 인근 산지와 울타리 내 출입을 자제해달라고”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