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 정용진, 캘리포니아 와이너리 3000억원에 인수

by윤정훈 기자
2022.02.16 16:34:39

미국 나파밸리 ‘쉐이퍼 빈야드’ 인수
이마트, 신세계L&B와 시너지 기대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신세계그룹이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고급(컬트) 와이너리인 ‘쉐이퍼 빈야드’를 인수했다. 애주가로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국내 와인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통큰 결정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015년 밀라노 엑스포 현장을 방문해 와인매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정용진 부회장 SNS)
신세계그룹의 신세계프라퍼티는 미국 100% 자회사 스타필드 프로퍼티를 통해 미국 프리미엄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와 관련 부동산을 인수한다고 16일 밝혔다. 총 인수가액은 2억 5000만달러(약 2996억원)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국내 유통·상업 시설 위주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선진국 해외 우량 자산으로 다각화해 자체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재계에 유명한 애주가로 주류 사업에 관심이 깊다. 2016년에는 제주 향토 기업인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인수해 ‘푸른밤’ 소주를 출시한 바 있다. 작년에는 야구단 SSG랜더스를 모티브로 SSG랜더스라거, 슈퍼스타즈 페일에일 등 맥주도 출시했다. 이번에는 와이너리까지 인수해 이른바 ‘정용진 와인’을 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계그룹은 국내 와인 시장 호조에 관련 실적도 매년 커지고 있다. 정 부회장 주도하에 2008년 설립된 국내 1위 와인수입업체 신세계L&B는 2019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다.



이마트의 와인 매출도 연간 1000억원이 넘는다. 이마트는 2019년 자체 브랜드(PB) 와인인 ‘도스 코파스’를 국내에 출시한 이후 누적 400만병 이상 판매했다. 저가 와인으로 재미를 본 신세계그룹이 이번 인수를 통해 프리미엄 와인 시장까지 저변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인수하는 쉐이퍼 빈야드는 나파밸리의 전설 쉐이퍼 빈야드가 1973년 ‘스태그 립 팰리세이드’ 지역의 포도밭을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쉐이퍼 빈야드가 1978년 최초로 생산한 ‘쉐이퍼 빈야드 카베르네 소비뇽’은 1981년 출시해 성공을 거뒀고, ‘2002 쉐이퍼 빈야드 카베르네 소비뇽 힐사이드‘는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100점을 받은 대표적인 와인이다.

프리미엄 와이너리 매물은 희소성이 높으며, 특히 나파밸리는 과거 연평균(2014년~2020년) 9%의 부동산 가격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지속적으로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서 이마트 단독상품이나 차별화된 와인 상품을 개발해 미국이나 한국에 진행하는 유통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신세계 프로퍼티 입장에서는 국내를 넘어 해외 우량자산 취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