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복숭아, 달콤한 천도 품종 앞세워 '세대교체' 나선다

by김형욱 기자
2018.08.08 15:21:26

설홍·옐로드림·스위트퀸 등 잇따라 개발…2020년부터 본격 시판
농진청 "지난해 34%이던 국산 품종 보급률…10년 후 39%로"

국산 복숭아 품종 ‘옐로드림’. (사진=농촌진흥청)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산 품종 복숭아가 옐로드림, 스위트퀸 등 달콤한 천도복숭아로 세대교체에 나선다. 이를 통해 3분의 2에 달하는 외국 품종과 경쟁한다는 계획이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농진청 원예원)의 신학기 원예작물부장은 8일 농림축산식품부 세종청사 기자실에서 “복숭아 소비 확대의 걸림돌이던 신맛과 알레르기를 개선한 간편 소비형 품종 개발로 소비 확대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대표 과일로 꼽히는 복숭아는 털 없는 천도복숭아(17%)와 털 있는 복숭아(83%), 그중에서도 색상에 따라 백도와 황도가 있다. 이중 천도는 단단한 상태로 유통돼 무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신맛이 약점이었다. 백도는 달지만 무른 까닭에 유통·보관이 어렵다. 그러나 최근 양쪽 장점을 결합한 ‘달콤한 천도’가 개발·유통되면서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농진청도 최근 이를 고려해 당도 높은 천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14년 개발한 설홍이나 2016년 옐로드림, 지난해 내놓은 스위트퀸, 이노센스 등이 대표적이다. 아직 보급량은 미미하지만 이를 중심으로 국산 품종 보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신학기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이 국산 품종 복숭아 ‘수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기준 복숭아 국산 품종 보급률은 34.0%였다. 7년 전인 2010년 28.0%와 비교하면 6.0%포인트(p) 높지만 여전히 셋 중 둘은 외국 품종인 셈이다. 국내에서 재배·유통하는 100여 복숭아 품종(주요 품종은 40여종) 중 국산 토종 품종은 17개 뿐이다. 지난해 기준 약 60%는 일본에서 온 품종, 나머지도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왔다. 최근 마트나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선, 신비 복숭아도 중국 품종이다.

그러나 ‘달콤한 천도’를 앞세워 국산 품종도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농진청은 현재 보급 비중 0.3%인 설홍을 2027년까지 0.7%로, 아직 보급 실적이 없는 옐로드림과 스위트퀸, 이노센스도 같은 기간 각각 2.4%, 2.3%, 0.9%까지 늘릴 계획이다. 기술 이전을 마쳐 이르면 2020년부터 일반 소비자도 쉽게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중심으로 복숭아 국산 품종 비중을 39.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산 품종 보급 비중을 보면 ‘장호원황도’가 9.3%로 가장 높고 보급 26년차인 천도 ‘천홍’(5.2%)과 백도 ‘유명’(4.7%), 미백도(3.6%) 등 오래전 개발한 품종이 여전히 주류이다. 그러나 그 비중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농진청은 이에 1인 가구를 타깃으로 달콤함은 살리고 껍질째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천도 품종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농가 편의를 고려해 봉지를 씌우지 않고도 재배할 수 있는 품종도 연구한다. 복숭아 생산규모는 2016년 기준 9520억원으로 과일 중 사과와 감귤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신학기 부장은 “소비자와 농업인의 요구를 충족하는 복숭아 품종 개발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 복숭아 품종 ‘수미’. (사진=농촌진흥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