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 부족?…2035년 ‘공급 과잉’
by안치영 기자
2025.03.10 17:59:02
서울의대 서울대병원교수비대위 주최 논문 발표회
홍윤철 교수 "2025년 2026년 증원 불필요" 주장
임유나 연구원 "종별 불균형 해결 시급…의원 과잉"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2025년 2026년 의대 입학정원을 확대할 필요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개최한 ‘의사 수 추계 논문 공모 발표회’에서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의대 정원 확대와 의료시스템 개혁 없이도 2037년까지 지속적인 의사 수 초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일관된 추세를 가정해 의사 공급 추이를 도출했는데, 의사 공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50년 뒤인 2072년 의사가 총 15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건강시스템 개혁이 없으면 정원을 확대하지 않아도 10년 뒤인 2035년 1375명의 의사 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원을 1000명 늘리면 5419명의 초과가 발생했다.
 | 10일 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 ‘의사 수 추계 논문 공모 발표회’(사진=안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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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교수는 “이번 시뮬레이션 연구결과 2025년과 2026년 의대 입학정원을 확대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1년 동안 지속된 의사 파업의 근본 원인인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문석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부원장도 의대 정원 정책으로 2035년 의사인력 수급현황이 근무 일수 시나리오에 따라 1300명 부족부터 1만 1000명 공급과잉으로 전망했다. 문 부원장 발표에 따르면 정부가 2035년 의사가 1만명 부족할 것이라고 예측한 이유가 근무 일수를 265일로 설정한 것으로 이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근무 일수인 289.5일을 적용하면 2035년에는 의사가 부족하지 않을 뿐 아니라 3000명의 의사가 과잉공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5년간 의대생이 늘어나고 의료이용행태와 의사의 근무 일수가 지금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2035년에는 1만 1000명의 의사가 과잉공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유나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객원 연구원도 전반적으로 의사 수 부족을 예상했다. 다만 종별 불균형 해소를 위해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임 연구원에 따르면 중위추계 및 265일 근무일 기준으로 2025년 4973명의 의사가 부족했다. 이후 부족한 의사 수가 2030년 9063명, 2040년 2만 1345명으로 증가하다가 2050년에 2만 8664명으로 최대 부족을 기록한 후 2060년에는 1만 7843명으로 부족 규모가 다소 감소했다. 반면, 2026년부터 의대 입학정원을 매년 1500명 증원할 경우, 2050년에는 5612명으로 부족 규모가 감소하고, 2060년에는 1만 7064명 공급초과로 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의료기관 종별 불균형이다.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에서는 의사 부족 현상이 지속하는 반면, 의원과 보건소에서는 의사 과잉 현상이 예상된다”며 “주치의 제도 도입 시나리오에서는 상급종병 필요 의사인력이 크게 감소해 2060년에는 1857명 과잉으로 전환되는 등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의사인력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 10일 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 ‘의사 수 추계 논문 공모 발표회’ 시상 후 참석자 단체사진(사진=안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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