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은 巨野 원내수장 박찬대 "민생·개혁법안, 힘있게 추진"

by이수빈 기자
2024.08.08 17:16:07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채해병 특검법 재발의…"여야 협치의 장 될 수도"
'정국 경색' 원인, 尹 거부권으로 돌려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오는 10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원내지도부에 ‘개혁기동대’라는 별칭을 붙인 박 원내대표는 여당을 압박하며 국회 원 구성과 입법을 주도했다.

8일 박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국회에서 열었다. 그는 “체감상 100일이 아니라 1년은 지난 것 같다”면서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또 “민생과 개혁 관련 법안에 대해 추호의 두려움 없이 따박따박 처리하겠다”면서 “문이 열릴 때까지 계속 두드리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기자간담회의 중심 화제는 채해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한 채해병특검법을 민주당이 이날 다시 발의했기 때문이다. 벌써 세번째 발의다.

이번 특검법은 수사 대상에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이름을 올렸다. 이 때문에 정쟁용 법안이라는 비판도 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 뜻에 따라 특검법을 발의하고 추진하는 것”이라며 “정쟁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국민의 뜻에 반한 ‘묻지마 거부’가 정쟁을 유발하는 행위”라고 책임을 여권에 돌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제3자의 특검 추천 방안에 대해서도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박 원내대표는 “아직 실체가 없는 것 같다”며 “우리와 협의하고자 한다면 법안을 내놓으셔야 한다”고 했다.

‘이번 특검법 발의로 여야 협치 분위기가 다시 얼어 붙게 됐다’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박 원내대표와 자리를 함께 한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여야 협치 분위기가 있을 수 있지만, (특검법은)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국민의힘에서도 이탈의 조짐이 있다”면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내부에서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채해병 특검법이 여야 협치의 절정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3일 단독 표결로 선출된 박 원내대표는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와 김용민 정책수석부대표 등을 원내지도부로 선임했다. 박 원내대표는 자신들을 가리켜 ‘개혁기동대’라고 했다. 국회 운영에 속도감을 붙이겠다는 각오였다.

이를 반영하듯 이들은 원 구성 협상부터 여당을 압박했다. 기존 관례를 깨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핵심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민주당 의원으로 채웠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안을 최우선 추진 법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에 채해병특검법과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이들 법안을 둘러싸고 여당의 필리버스터가 이어지며 정국이 마비됐다는 비판도 일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원내대표는 신속한 원 구성을 통해 ‘일하는 국회’를 만든 것을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그러나 결과(아웃풋)를 내지 못한 것은 아쉬워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정치가 실종되고 대결과 대립이 격화됐다고 우려한다”며 “그 우려에 저도 동의하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양비론적 시각에서 비판할 수도 있지만, 무엇 때문에 정치가 실종되고 정쟁이 격화되는지 근본 원인을 따져보는 게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100일간 국회는 야당이 발의하면 여당은 ‘묻지마 반대’하고,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대통령은 ‘묻지마 거부’했다”면서 “국회가 다시 재의결을 시도했지만, 결국 폐기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했다.

그는 “헌정사상 최초 제1야당의 단독 과반의석이라는 총선 결과와 130만이 넘는 탄핵청원에 담긴 국민의 경고를 분명히 받았음에도 일방통행, 고집불통,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정치가 실종되게 만든 근본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치를 복원하려면 대통령과 여당, 특히 대통령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며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국민의 얘기도 경청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