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2대 국회 열리자마자 민생지원금·해병특검법 앞세웠다

by김범준 기자
2024.05.30 17:38:57

30일 22대 국회 개원…민주당 첫 의원총회 열고
채해병 특검법·민생회복 조치법 '1호 당론' 발의
'3당' 조국혁신당, '한동훈 특검법' 1호 법안 제출
법사위·운영위 두고 '줄다리기'…민주당 독식할까

[이데일리 김범준 경계영 기자] 제22대 국회가 개원과 동시에 날선 공방이 예고됐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과 윤석열 정권을 겨냥한 ‘특별검사법’을 1호 당론 법안으로 들고 나오면서 임기 시작과 동시에 여야의 격한 정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반면 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위한 원(院) 구성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제22대 국회 개원을 맞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민주당은 30일 개원일을 맞아 본청 로텐더홀에서 첫 의원총회를 열고 이른바 ‘2024년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안(민생회복지원금법)’과 ‘해병대원 순직사건 특검법안(채해병 특검법)’을 각각 민생·개혁 당론 법안 1호로 발의했다. 정부·여당과의 정쟁 의제를 선점하며 주도권을 쥐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날마다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채해병 특검법 처리 문제가 참으로 시급하다”며 “민생회복지원금을 시작으로 민생위기 극복에 필요한 입법조치를 최대한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법안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 특검법안과 달라진 점으로 “특검 추천 방식을 (대한변호사협회의 1차 4명 추천 없이) 민주당이 1명과 다른 비교섭단체 야당이 합의한 1명 등 총 2명을 추천하는 것으로 변경했다”면서 “수사 대상과 업무 범위도 일부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민생회복지원금은 법률로 개인·가구별 소득 수준과 지급 대상에 따라 25만~35만원 범위 내에서 차등 지급할 수 있도록 행정부에 재량권을 줬다. 지원금은 3개월 이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기에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하고 발행 후 4개월간 유효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22대 국회 제3당으로 진입한 조국혁신당은 이른바 ‘한동훈 특검법’을 이날 1호 당론으로 채택하고, 조국 대표 등 소속 의원 12명 전원이 공동발의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정권에서 검사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고발 사주’ 의혹과 자녀 논문 대필 의혹 등 관련 비위에 대한 진상 규명을 특검을 통해 밝힐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서다.

한편 여야는 새로운 국회 운영을 위한 원 구성 협상을 두고 연일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 모두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여서 개원 이후에도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원 구성 법정 기한인 다음 달 7일까지 협상이 불발될 경우 법사위와 운영위는 물론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여당과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하겠지만, 논의가 지지부진하거나 공전 시 국회법에 따른 원칙적 원 구성을 하겠다”면서 “상임위의 위원 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 특위를 다음 주 5일 첫 임시회의에서 가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만큼은 절대 내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관례에 따라 법사·운영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나머지 상임위원장은 의석수 따라 야당과 협의할 문제”라며 “국회에서 건강한 협상과 대화, 타협을 이루기 위한 기본 원리를 무시하고 깨겠다면 의회주의를 포기하겠다는 얘기와 다름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