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發 ‘미국차’ 시대?..美 완성차 브랜드, 한국서 몸집 불리기
by이다원 기자
2024.04.05 18:30:02
3년 만에 수입차 판매 점유율 두자릿수로
''모델 Y'' 효과에 테슬라 6000대 팔았지만
美 ''빅3''는 제자리…공격적 마케팅 시작돼
신차 내놓고 할인·고객 접점 늘리기 나서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 완성차 브랜드의 몸집이 점차 커지고 있다. 단숨에 수입차 2위로 올라선 테슬라를 필두로 미국 ‘빅 3’로 불리는 제너럴모터스(GM)·스텔란티스·포드 산하 브랜드가 적극적 마케팅을 펼치며 수입차 시장을 공략 중이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신규등록한 수입차 중 미국 브랜드 비중이 16.8%를 기록했다. 미국 브랜드 수입차가 시장 점유율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21년(11.1%) 이후 3년 만이다.
국내 시장에 진출해 있는 미국 완성차 브랜드 중 KAIDA 통계에 잡히는 곳은 △캐딜락 △쉐보레 △포드 △GMC △지프 △링컨 △테슬라 등이다. 지난해까지 테슬라는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올해부터 이름을 올렸고, 한국사업장에서 차를 생산 중인 쉐보레는 수입 차종인 △볼트 EV △콜로라도 △타호 △트래버스 등의 판매량을 제공한다.
이들 7개 브랜드는 올해 1분기 9159대의 차를 판매하며 국가별 점유율 2위에 올랐다. 브랜드별로 보면 ‘모델 Y’ 인기에 힘입어 수입차 2위 자리에 오른 테슬라가 올해 1분기 6200대의 차를 팔아치우며 약진했다.
또 링컨이 전년(312대) 대비 136.9% 늘어난 739대의 차를 팔며 입지를 넓혔다. 반면 포드(894대), 지프(674대), 쉐보레(408대), 캐딜락(173대) 등 다른 미국 완성차 브랜드 판매량은 전년 1분기 대비 소폭 주춤했다. 미국 완성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반면 판매에서는 브랜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셈이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테슬라는 그 자체로 마케팅이 되는 반면 미국 ‘빅3’ 브랜드는 국내 인지도가 낮은 반면 가격이 높다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판매량 반등을 위해 강력한 마케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완성차 브랜드는 신차를 선보이고 내수 마케팅을 강화하며 한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수입차 2위로 올라선 테슬라는 5년 만에 한국 시장에 모델 3 하이랜드를 출시했다. 포드코리아는 지난달 포드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포츠카 머스탱의 7세대 완전변경 모델 ‘올 뉴 머스탱’을, 작년 말 링컨 브랜드의 ‘올 뉴 링컨 노틸러스’ 신차를 각각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신차 대신 할인에 나선 브랜드도 있다. ‘아메리칸 럭셔리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캐딜락은 이달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중심으로 현금 할인 또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는 특별 프로모션에 나섰다. 쉐보레는 국내 생산 차량뿐만 아니라 트래버스, 타호와 GMC 시에라 등 수입 차종에 대한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한다.
‘미국 감성’을 살린 지프는 한강 변에 주요 차종을 전시하는 로드쇼를 열며 고객 접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