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하이브 공개매수, 치솟은 에스엠 대차잔고

by유준하 기자
2023.02.27 16:58:10

12만원 공개매수 기한 28일 앞두고 대차잔고 급증
“이벤트 소멸 따른 주가 하락 예상 움직임”

자료=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하이브(352820)가 오는 28일까지 에스엠엔터테인먼트(041510)(이하 SM) 주식을 12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힌 가운데 기한이 다가오면서 대차잔고가 급증하고 있다. 공개매수 이벤트가 상승 호재로 작용한 만큼 이벤트 소멸과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 공매도 대기성 물량이 쌓인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SM 대차잔고 금액은 4297억2000만원으로 연초 1780억6000만원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이달 초에도 1600억원 대였음을 고려하면 최근 하이브와 카카오 인수전, 공개매수 이벤트로 주가가 오르면서 대차 물량이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대차잔고는 대차거래로 빌린 주식의 잔고다. 대차거래란 기관이 주식을 빌리는 거래로 대차잔고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 차입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다. 특히 대차를 통한 차입 주식이 공매도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관이 공매도를 하기 위해선 대차거래로 주식을 빌려야 한다는 점에서 공매도가 쏟아질 위험도 커지게 된다.

이달 들어 40% 가까이 오른 SM 주가만 살펴봐도 공매도를 통한 주가 조정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27일) 기준 SM 종가는 전거래일 대비 0.58% 하락한 12만300원으로 같은 달 1일 종가인 8만6700원 대비 38.75% 상승했다. 특히 지난 16일에는 13만원을 돌파했고 같은 날 대차잔고는 4550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 이벤트로 주가가 오른 만큼 이벤트 소멸에 대한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날 SM은 “하이브가 자사주 매입신탁을 진행키로 한 증권사를 압박하면서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한 자사주 매입 신탁계약이 지연되고 있다”는 입장문을 발표해 어수선한 인수전 분위기를 고스란히 나타내기도 했다.

앞서 하이브 측은 “최근 12만원이 넘는 주가가 형성되어 있음에도 대규모의 회사 자금을 이용하여 자기주식의 매수에 나선 행위는 순수한 ‘주가부양 및 주주이익 제고’를 위한 목적이라 볼 수 없고, 시세를 조종하여 당사의 공개매수절차를 방해하는 등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SM은 주주 이익 제고를 위해 신한투자증권과 635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고 이날(27일)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2024년 2월26일까지다. 다만 주석을 통해 “본 건에 대해 27일 이사회 결의 및 승인을 득하였으나, 그 이후 해당 계약체결기관과 계약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면서 “이에 따라, 본 신탁계약은 실제 체결되지 않을 예정이며 추후 관련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에 정정공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