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카드사·네이버·카카오, 쉼없이 비교하라
by최훈길 기자
2022.01.10 17:45:09
카드사 쇼핑몰 수수료, 빅테크 6배
카드사 “서로 비교 불가” 주장하지만
디지털 금융시대, 전방위 비교 필요
비교해야 혁신, 질좋은 서비스 가능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신용카드사와 빅테크 기업의 수수료를 비교할 수 없습니다.”
카드사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데일리는 카드사 온라인쇼핑몰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수수료가 네이버·카카오페이의 입점업체 수수료보다 최대 6배 높다고 보도했다. 이에 카드사는 취재 과정에서 카드사와 빅테크 기업의 수수료 구조, 서비스 방식 등이 달라 비교 불가라고 주장했다.(참조 이데일리 1월9일자 <[단독] 카드사 쇼핑몰 입점업체 수수료 폭리…네이버·카카오 6배>)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카드사 온라인쇼핑몰과 빅테크 기업의 수수료 모두 입점업체(온라인 가맹점)가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를 합산한 것이다. 카드사 온라인쇼핑몰 수수료에는 회원·판매 관리, 고객 상담 비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빅테크 수수료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쇼핑몰도 2000만명 이상 카드 회원들이 사용하고 있어, 네이버·카카오페이 못지않게 열려 있는 구조다.
금융당국도 양측 수수료를 비교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카드사의 온라인쇼핑몰과 빅테크에 각각 입점한 업체들이 부담하는 수수료 차이 등 전반적인 현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최대 6배나 높은 카드사 온라인쇼핑몰의 수수료가 과도한지, 바람직한지 여부도 점검 대상에 올리겠다고 했다. 애초에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면 금융당국이 이 같은 실태점검을 할 리도 없다.
오히려 지금은 카드사를 비롯한 기존 금융권과 빅테크를 비교해야 하는 시대다. 각종 서비스가 융합되는 디지털 금융시대이기 때문이다. 입점업체에 부과하는 수수료뿐 아니라 품질, 가격, 고객서비스까지 비교 대상이 되는 시대다. 아무리 ‘비교 불가’라고 주장해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입점업체나 고객 스스로 쉼 없이 서비스를 비교하는 시대다.
쉼 없이 비교해야 서비스 혁신이 이뤄진다. 치열하게 혁신할수록 고객들은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카드사는 입점업체 팔을 비틀어 수수료를 챙긴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수수료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문어발식 확장이 아니라 서비스 혁신의 길을 뚜벅뚜벅 걷고 있다는 신뢰를 시장에 줘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게 무분별한 수수료 규제를 막고, 기업 혁신을 통해 디지털 금융을 키우는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