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게 막올린 어닝시즌…실적개선株 힘 받는다

by오희나 기자
2017.01.24 15:44:39

위메이드·삼성전자·실리콘웍스·롯데정밀화학 등 실적개선 예상
"4Q 빅배스 없다..IT·정유화학·조선 업종 주목"

자료:에프엔가이드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이 깜짝실적으로 첫 테이프를 끊으면서 4분기 어닝시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다 연말 일회성 비용을 한꺼번에 반영하는 `빅배스(Big bath)` 우려까지 줄어 정보기술(IT)와 석유화학업종이 실적 개선과 함께 시장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증권사들이 실적 전망치를 조정한 기업 가운데 위메이드(112040)가 영업이익이 5억원에서 20억원으로 조정되면서 200% 이상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업계에서는 실제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보다 10% 이상 높을 때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한다. 위메이드는 `열혈전기` IP 라이선스 계약이 추가되며 보유하고 있는 IP 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샨다게임즈와의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라이선스사업에 차질이 생길 리스크가 있지만 리스크가 해소되면 IP 가치가 급등할 수 있는 만큼 소송 진행상황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4분기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종목은 IT와 석유화학업종이 다수다. 어닝 서프라이즈로 시장 기대에 부합한 삼성전자(005930)뿐 아니라 실리콘웍스(108320) LG이노텍(011070)과 피에스케이(031980), 파트론(091700), 에스에프에이(056190), SK하이닉스(000660), 서울반도체(046890) 등이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특히 실리콘웍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87억원에서 127억원으로 45% 가량 상향됐다. 지난해 4분기부터 BOE, CSOT 등 중국 패널업체들로 하이엔드급 LCD DDI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것. 여기에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패널 출하량 확대로 인한 수혜도 예상했다.



LG이노텍(011070)도 역대 최대실적이 예상된다.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한 달전보다 24.5% 상향됐다. 북미 대형 고객사에 카메라모듈 납품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박리 장비업체인 피에스케이는 반도체업체들의 3D낸드(NAND) 대규모 투자가 계획돼 있어 이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파트론은 갤럭시노트7의 단종으로 전년대비 외형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갤럭시S7의 판매 호조와 중저가 스마트폰의 견조한 판매량으로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롯데정밀화학(004000), SK이노베이션(096770) 롯데케미칼(011170) LG화학(051910) S-OIL(010950) 대한유화(006650) 등도 유가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롯데정밀화학은 계절적 비수기지만 환율효과가 지속됐고, 주력 제품인 셀룰로스 에테르·가성소다 등의 가격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대폭 개선될 거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73억원에서 100억원으로 36% 가량 상향됐다. S-OIL은 유가 평균이 지난해 9월 43.4달러에서 12월 52.1달러로 크게 올라 재고평가익이 1300억원 가량 반영되면서 실적이 호전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정제마진도 상승하면서 정유주들의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는 판단이다. 이외에도 대웅제약(069620)이 글로벌사업부의 고성장으로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며 영업이익이 34% 가량 상향됐고 동원산업(006040)(27%) GS(078930)(18%) 쌍용차(003620)(14%) 잇츠스킨(226320)(12%) 등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이번엔 통상 4분기에 나타나는 기업들의 빅배스가 사라질 것으로 보여 실적에는 더욱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대한 반응이 이번주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자동차, 화학, IT 업종이 포함돼 있고 디스플레이·반도체 업종의 경우 최근 전망치 상향이 진행되고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2월은 본격적 실적시즌 시작과 함께 가치와 성장 팩터가 모두 주목받는 경향이 있다”며 “2017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낮고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은 높고 최근 한 달간 컨센서스 상향된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4년만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어닝시즌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 견인차 역할이 삼성전자 등 IT 하드웨어업종”이라며 “여기에 경기순환 업종으로 대변되는 화학, 정유, 조선 업종의 실적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