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美 경기침체 도래…기준금리 인상 때문만은 아냐"

by방성훈 기자
2022.08.30 17:46:28

스티븐 행크 미 존스홉킨대 교수 CNBC 인터뷰
"과도한 통화공급 후 중단이 문제…5개월간 M2 공급 전무"
인플레 지속에 명목소비 줄어…내년 스태그플레이션 전망
"파월, 인플레 원인 아직도 제대로 몰라…공급 측면만 강조"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내년 미국 경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단순히 기준금리 인상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동성을 과도하게 늘려 인플레이션을 유발한 뒤 급속도로 긴축을 서두른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스티브 행크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응용경제학 교수. (사진=FP)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응용 경제학 교수인 스티브 행크는 29일(현지시간) CNBC ‘스트리트 사인즈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 5개월 동안 광의통화(M2) 성장도, 통화 공급 증가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연준이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2023년엔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이 과도한 자금 공급에 이어 과도한 긴축이라는 실수를 범한 것이 경기침체의 원인이라는 게 행크 교수의 지적이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해 의회 청문회에서 “M2는 큰 의미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M2는 현금, 당좌예금, 적금, 단기 금융시장 증권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시장에선 M2를 전체 통화 공급량 및 향후 인플레이션의 지표로 사용한다.



행크 교수는 “역사적으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중 통화 공급의 과잉 증가의 산물이 아닌 경우는 없었다. 2년 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할 당시 통화 공급이 전례 없는 성장을 했다”며 “이것이 우리가 지금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이유이며, 그 때문에 2023년, 아마도 2024년까지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이 아직도 인플레이션 원인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여전히 공급측 결함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통화 공급의 과도한 성장에서 인플레이션이 기인했다는 사실은 말하지 않고 있다”며 내년 미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달 M2 증가율이 연 0.1% 수준까지 떨어졌다면서, 명목소비가 줄어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WSJ은 “M2 증가율을 연 6% 수준으로 늘리면 심각한 침체와 실업 증가를 막을 수 있다”며 “연준이 M2를 외면하는 건 눈을 가린 채 비행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