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가격 원만히 조정해야"…규제 완화 하나

by신정은 기자
2022.03.03 15:04:23

부동산 규제 1여년만에 "거품 잡혔다"
헝다 사태 등 중국 경제 충격 이어지자
규제 완화 시사…"임대주택 금융 지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중국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가 정부의 규제 속에 부동산 거품이 꺼졌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경제성장 둔화 우려 속에 1여년 만에 부동산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가장 부동산이 비싼 도시 중 하나인 선전의 고층 빌딩. 사진=신정은 기자
3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궈수칭(郭樹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 주석(장관급)은 전날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부동산 거품화 등 문제가 근본적으로 반전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주택 대출로 투자 및 투기를 하는데 만약 집값이 떨어지면 이는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고 거대한 금융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지금의 부동산가격이 조금 조정되고 수요 측면에서 일부 변화가 있는 건 금융 업계에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너무 급격하게 (가격이) 조정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며 “안정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부동산 규제 완화를 시사한 것이다.

부동산 산업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 중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속에 부동산 거품을 잡기 위해 2020년 말 ‘3대 마지노선’ 정책을 꺼내고 부동산 거물들의 자금을 묶었다. 이에 헝다(恒大·에버그란데)를 비롯해 많은 부동산개발 업체가 유동성 위기를 맞았고, 수요도 크게 줄었다.



부동산 시장 충격은 중국 전체 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줬다. 이에 1여 년 만에 다시 부동산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작년 12월 인민은행은 금융기관의 지급지준율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내려 유동성 공급을 확대했다. 일부 지방정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 카드를 꺼냈다.

중국은 임대 주택 등에 대한 정책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궈 주석은 “중국의 임대 대 구매 비율은 1:700으로 균형이 맞지 않다”며 “집값이 얼마나 떨어져도 정작 샐러리맨의 주택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민 등 주택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앞으로 임대 주택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시장이 예전처럼 활력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특히 임대주택, 인테리어 등은 여전히 필요하기에 이 방면에 있어 금융 서비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