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선 신테카바이오 대표 “AI 신약개발 리더 부재, 신테카바이오에 기회”
by송영두 기자
2025.12.02 11:26:01
| | 정종선 신테카바이오 대표가 17일 이데일리와 만나 성장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송영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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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슈뢰딩거, 리커전, 인실리코 매디슨 등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이 분야의 ‘글로벌 리더’라고 부를 만한 기업은 없다. 신테카바이오는 차세대 AI 신약개발 방식인 ‘Physics-based AI Drug’ 1세대 기업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까지 구축해 글로벌 성장을 가속함으로써 이들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다.”
정종선 신테카바이오 대표는 17일 이데일리와 만나 AI 신약개발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 변화를 짚으며 “글로벌 리더 부재 상황이 오히려 신테카바이오의 도약을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글로벌 AI 신약개발 시장에서는 슈뢰딩거, 리커전, 인실리코 메디슨, 아톰와이즈 등이 가능성을 입증하며 주목받고 있다. 슈뢰딩거는 일라이 릴리 등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고, 엔비디아 투자를 받은 리커전은 AI 모델 기반 신약개발 자동화 플랫폼을 앞세워 동시에 수천 건의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실리코 매디슨과 아톰와이즈 등도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상장사는 슈뢰딩거와 리커전에 한정된다. 현재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슈뢰딩거 약 1조7830억원, 리커전 약 3조2400억원 수준이다. 기술 잠재력 대비 시가총액이 타 산업의 글로벌 리더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고, 매출 또한 가장 큰 슈뢰딩거조차 약 3000억원에 그친다. 정 대표는 “후발주자인 신테카바이오가 혁신성과 차별화를 앞세워 이들을 넘어설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2019년 상장 당시부터 슈뢰딩거·리커전 등 주요 기업들의 후보물질 발굴 기술을 자세히 분석해 왔다”며 “투자기관들 역시 신테카바이오와 이들 기업을 놓고 다양한 비교·평가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슈뢰딩거와 리커전의 기술을 95% 이상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후보물질 발굴 영역에 국한해 보면 이들의 기술 수준은 현재 신테카바이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상장 당시만 해도 신테카바이오의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과 자동화 시스템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이라 슈뢰딩거 등과 기술력의 우열을 논하기 어려웠다”며 “하지만 최근 양자·분자역학 등 물리 시뮬레이션과 딥러닝을 결합한 방식에 더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 정밀 의료 타깃 발굴 인프라까지 구축하면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제는 이를 시장에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AI 신약 개발의 핵심은 개발 기간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임상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 글로벌 시장은 단순히 AI를 ‘보조 도구’로 쓰는 수준을 넘어, 양자컴퓨터와 대규모 데이터 축적을 바탕으로 빠르면서도 성공률 높은 타깃팅을 지향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양자·분자역학 등 물리 시뮬레이션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슈뢰딩거를 제외하면 손에 꼽히고,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자체 구축해 다양한 분야의 신약 후보물질을 대량 발굴하는 기업은 현재까지 신테카바이오가 유일하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신테카바이오의 밸류 포지셔닝은 ‘Physics-based AI Drug’와 ‘Genomic-Big Data’ 1세대 기업”이라며 “다른 기업들이 특정 모달리티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항체부터 소분자 신약, 암 백신까지 주요 모달리티 전반에 걸쳐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영역 측면에서도 가장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한 점이 큰 경쟁력”이라며 “어떤 타깃을 공략할지 정해주는 데이터 인프라(Genomic-Big Data)와 그 타깃에 어떤 물질을 설계·시뮬레이션할지 결정하는 엔진(Physics-based AI Drug)을 가장 먼저 동시에 완성해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신테카바이오(226330)는 약 500억원을 투자해 대전 과학벨트 내 3000평 부지에 15MW급 ABS 센터를 건립했다. 5층 규모의 독립건물에 5000대 이상 CPU·GPU 클러스터를 수용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이 수백억원을 들여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은 이례적일 뿐 아니라, 막대한 운영비를 감당해야 하므로 국내 AI 신약개발 기업은 물론 슈뢰딩거 등 해외 기업들도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사례가 거의 없다.
회사는 이 같은 차세대 AI 신약개발 플랫폼과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최근 국내외 유력 제약사·바이오텍과 잇달아 신약 후보 물질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지금까지 막단백질 8개, 항체 5개, 면역 관련 타깃 3개, 키네이스 7개 등 총 30개 타깃을 제휴사에 공급했다.
정 대표는 “과거 AI 신약개발 플랫폼은 본질적으로 단일 타깃에 대한 단일 치료제 발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반면 신테카바이오는 세계 최초로 AI 플랫폼에 바이오 데이터센터를 결합해 항암, 대사질환, 암 백신 등 맞춤치료를 지향하는 다중 타깃 탐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항체, 소분자, 암 백신 등 다중 타깃 사업을 진행했지만, 사업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여러 난관을 겪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유럽의 대규모 기술·자본과 경쟁하려면 충분한 자산과 인력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트랙레코드가 필수인데, 당시에는 여건상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정 대표는 “AI 데이터센터 기반 신약개발은 단일 후보물질의 1% 성공 확률에 ‘베팅’하는 방식이 아니라, 100개 이상을 동시에 탐색해 통계적으로 안정적인 성공 확률을 확보하는 전략”이라며 “이런 모델은 국내 기업이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다. 국내 대기업과 정부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차세대 AI 신약개발 플랫폼과 데이터센터를 완성하면서 다중 타깃과 복잡한 모달리티를 아우르는 신약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특히 내년 초부터 검증 데이터가 본격적으로 쌓이면 글로벌 대형 고객사들로부터 더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