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유리막’ 안에 선 이재명…“김상욱” 세 차례 연호
by이로원 기자
2025.05.19 17:31:01
李 용산 유세 현장에 ‘방탄 유리막’ 첫 등장
신변 위협 제보 잇따르자 경호 수준 강화
‘민주당 입당’ 김상욱 연호하며 “환영의 박수”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유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번에는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방탄유리막이 설치된 유세 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이날 오전 민주당에 입당한 김상욱 의원의 이름을 세 차례 연호하며 “가짜 보수 정당에서 고생하다가 이제 제대로 된 당으로 왔는데 혼자 얼마나 머쓱하고 쑥스럽겠나. 환영의 박수를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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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이 후보는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서 방탄유리막이 설치된 유세 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서울 용산을 시작으로 수도권 유세에 나섰으며 이후 영등포역 광장과 홍대입구역 근처 광장에서 유세를 이어간다.
유세 현장에서 눈길을 끈 것은 단연 이 후보의 저격 위협을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방탄유리막이었다. 방탄 유리막은 이동식으로 제작돼 유세 현장마다 등장할 예정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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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방탄 유리막이 “물리적인 시간 때문에 크게 제작되지는 못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미 이 후보는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방탄조끼 착용하고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유세현장에서 시민들과 악수하는 등의 행동도 자제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김상욱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후보 집중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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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주당에는 이 후보 신변 위협에 대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사거리가 2km에 달하는 러시아 저격용 괴물 소총이 밀반입 됐다는 제보와 이 후보 테러 배후에 HID(북파공작원) OB들로 구성된 특수팀 동원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이에 민주당은 이 후보를 겨냥한 테러 위협에 테러대응TF로 대비하며 경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후보의 유세 현장에는 경찰특공대와 폭발문 탐지견이 배치돼 사전 수색을 진행하고, 저격 우려에 대비해 고가의 총기 관측 장비도 도입됐다. 경호원들은 이 후보의 연설 중에도 유세 차량을 앞뒤로 둘러싼 채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운동에서 ‘방탄 유리막’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87년 13대 대선 당시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의 광주 유세에서 방탄 유리가 등장했다.
당시 노 후보는 유세를 위해 광주역 광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광주역 광장에는 청년과 대학생 300여명이 김대중 연호 시위를 시작했다. 당시 광주 시민들은 군사쿠데타를 일으키고 광주를 짓밟은 민정당 세력을 환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 후보의 카퍼레이드가 연단 앞 300m 지점에 이르렀을 때 김대중 연호와 함께 학생들이 접근하면서 민정당 지지자들과 충돌했다. 시위대는 민정당 측의 홍보물을 불태우면서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는 나무, 막대기, 돌, 사과 등을 연단으로 던졌고 노 후보 경호원들은 날아드는 돌과 막대기를 방탄유리로 막으면서 후보를 보호해야만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민주당에 입당해 자신의 유세 현장을 찾은 김상욱 의원을 세 차례 연호하며 “가짜 보수 정당에서 고생하다가 이제 제대로 된 당으로 왔는데 혼자 얼마나 머쓱하고 쑥스럽겠나. 환영의 박수를 달라”라고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그러면서 “찢어진 가짜 빅텐트에 몰려가서 고생하는 사람이 혹시 있을까 싶어 그런데 진짜 빅텐트 민주당으로 오시라”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유세 노래에 맞춰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춤을 추거나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유세 연설을 하던 중 이 후보가 “김상욱”을 연호하자 ‘이재명’이라고 적힌 파란 모자를 쓰거나 파란 풍선을 든 지지자들도 “김상욱”을 함께 외쳤다. 단상 앞에 앉아 있던 김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여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