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글로벌 물류 침체 내년에도 계속
by이소현 기자
2023.11.08 16:21:34
CNBC 물류업계 공급망 설문조사 결과
"내년 상반기까지 물동량 반등 없을 것"
머스크 1만명 감원…세계 교역 ''빨간불''
내년 하반기엔 물동량 소폭 회복 예상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글로벌 화물 경기 침체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각국의 경기 둔화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을 비롯한 곳곳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앞으로 경기 전망을 더 어둡게 만들고 있어서다.
|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덴마크 물류회사 머스크의 컨테이너가 보이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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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자체 공급망 설문조사를 통해 육·해·공 물류업계의 어려운 경제상황은 2024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1~31일 C.H. 로빈슨, SEKO 로지스틱스, DHL 글로벌 포워딩 아메리카 등 물류업체 경영진을 대상으로 벌였다. 이들 업체는 항구에서 화물을 하역하고 소매업체로 제품을 유통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전 세계 교역 현황에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CNBC는 강조했다.
‘운임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물류업계는 내년에도 화물 운임 하락을 예측했다. 조사에 응한 물류업체 경영진 중 절반 이상(51%)은 내년 1분기 화물 운임이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화물운임이 15%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본 이들도 17%에 달했다. 운임 상승을 전망한 응답은 33%에 그쳤다.
앨런 배어 OL USA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상반기에는 화물 시장이 거의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화물 운임이 유지되거나 하락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화물 물동량에 대해서는 감소를 예상한 응답이 34%로 나타났다. 물동량 증가와 올해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도 각각 33%에 달했다.
이처럼 전망에 대한 응답이 엇비슷한 것은 그만큼 물류업계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팀 로버트슨 DHL 글로벌 포워딩 아메리카 CEO도 “연말 성수기나 내년까지 수요 증가에 대해 누구도 자신 있게 예상하지 못한다”며 “금리 전망과 물동량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고 생활용품과 같은 상품의 주문에 대해 증감을 다르게 보는 것은 기업들이 서로 다르게 재고전략을 운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올해 최대 반 토막이 난 해운 운임은 내년 1~2분기에도 변동이 없거나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계의 낮은 운임과 물동량 감소는 최근 세계 2위 해운사인 머스크가 최소 1만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한 영향도 있다. 빈센트 클럭 머스크 CEO는 감원 발표 당시 “수요 감소뿐 아니라 과거 수준으로 돌아간 운임,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력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해운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온라인 쇼핑 증가 등으로 운임이 급증해 특수를 누렸지만, 올 들어 운임은 폭락했고 기후위기에 따라 선박 탄소 중립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는 등 규제 강화로 비용 압박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해운사들이 코로나 특수에 고무돼 새 선박을 대규모로 발주한 것도 비용 압박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폴 브래셔 ITS 로지스틱 복합운송 담당 부사장은 “화물 물동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이로 인해 더 많은 공급업체가 시장에서 퇴출하거나 상당한 감원을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 화물도 대다수가 운임 변동이 없거나 하락할 것으로 봤다. 항공화물 세계 1위 항공사인 페덱스는 최근 화물 수요 둔화로 인해 조종사들에게 아메리칸항공 등 다른 항공사에 추가 일자리를 찾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물류업계는 내년 하반기에는 물동량이 소폭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의 절반은 물동량 5% 증가, 33%는 10% 증가를 점쳤다. 가장 낙관적인 17% 증가는 15%가 응답했다.
브라이언 버크 글로벌 씨티은행 분석가는 “소비자 수요 둔화와 고금리 등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아서 대부분 내년 상반기 물동량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지 않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확실히 반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