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홍범도 흉상 논란에 “어떤 게 옳은지 생각해보자”
by박태진 기자
2023.08.30 23:56:55
조태용, 운영위서 국무회의 대통령 비공개 발언 공개
“안보실 방침 없고 국방장관이 주도해 결정할 것”
대통령실 “日 오염수 국제기구 제소, 웃음거리 될 수 있어”
국방비서관, 채상병 사건에 “해병대사령관과 7월31일 통화 안해”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논란에 휩싸인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와 관련해 “어떻게 하자고 하진 않겠다. 다만, 문제를 제기하고 한번 어떤 게 옳은 일인지 생각해보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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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전날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의 홍 장군 흉상 이전 문제와 관련해 이같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홍범도 장군 흉상 문제와 관련, “공과가 있는 역사적 인물에 대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과만 부각되는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되며 우리 정치권에서 제대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독립기념관으로 이전을 제안했다. 이에 조 실장은 “안보실은 어떤 방침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국방부 장관이 주도해 결정 내릴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 실장은 또 “홍범도 삶의 앞에 있었던 공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도 “‘자유시 참변’ 이후의 삶, 그것과 육사라는 특수한, 생도들이 매일 경례하며 롤모델로 삼아야 할 분을 찾는 곳이라는 두 가지가 잘 맞겠느냐를 검토해 국방부가 고려해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시 참변’은 1921년 6월 러시아공산당 극동공화국 군대가 자유시의 독립군을 몰살시킨 사건이다. 국방부는 홍 장군이 이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조 실장은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남로당 전력이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호국비도 육사에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선 “공산당원이었던 것은 맞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전 대통령은)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경제 발전을 이뤄 빈곤의 수렁 속에 있던 우리나라를 커다란 나라로 만든 데 공이 있으니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홍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 “방침은 정해진 게 없고, (안보실에서) 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 전 대통령과 (홍 장군을) 비교하는 것은 좀 그렇다”며 “전향하신 분은 공산당으로 볼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임종득 안보실 2차장도 ‘홍 장군 흉상 이전이 육사 생도의 정식적 전력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유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 국제기구에 제소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이날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일본 오염수 배출이 거의 우리나라에 안전하다고 믿고 있다”며 “일본이 22조 베크렐(㏃)의 삼중수소를 배출한다고 해서 (국제기구에) 제소한다는 것은 대단히 사실적 관계에서만 봐도 이상한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지난 정부도 국제기구 제소를 검토했으나, 법적으로 검토한 결과 승산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국제기구에 제소해 억지로 (방류를) 막기보다는, IAEA(국제원자력기구) 기준에 따라 합리적으로 방출되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가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93년 러시아의 핵폐기물 동해 투기 이후 방사능 정도를 측정했으나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다. 중국은 우리 서해 쪽으로 1년에 200조 이상의 ㏃, 우리도 190조 ㏃를 배출하고 있다”며 “아무런 안전상 문제가 없고 수십 년이 지나도 우리 해역에는 특이한 경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임기훈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은 이날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의 경찰 이첩 보류와 관련해 ‘7월 31일 해병대 사령관과 통화한 사실이 있느냐’는 윤준병 민주당 의원 질의에 “7월 31일 해병대 사령관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임 비서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통화한 인물로 일부 언론에 거론돼 왔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최근 국방부 검찰단에 제출한 진술서와 녹취 파일 등에 따르면 박 전 단장은 지난 7월 31일 김 사령관으로부터 “오전 대통령실에서 VIP(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1사단 수사 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했다”는 취지의 이야기와 함께 김 사령관이 ‘청와대 군사 보좌관’과 통화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임 비서관 답변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결재했던 해당 사건의 경찰 이첩이 7월 31일 갑자기 보류되고 같은 날 언론 브리핑도 취소된 배경에 대통령실의 외압이 있다는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