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코스피 5000 가능…코리아 디스카운트 과제"
by이은정 기자
2022.01.03 14:34:54
거래소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개최
李·尹 "투명성·공정성 확보, 불공정거래 엄단해야"
"양도소득세 완화·공매도 차별 개선·K-유니콘 상장↑"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한국 자본시장 디스카운트(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선 투명성·공정성·성장성 확보를 실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스피 3000 시대에 도달했지만, 4000을 넘어 5000을 향해 가는 원대한 대장정이 현실화되길 바랍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기업 실적에 비해 뒤떨어진 정치·경제 시스템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시장 불투명성 해소, 낮은 회계처리 신뢰도 제고, 기업간 인수합병(M&A) 활성화와 함께 소액주주 권리가 등한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대권주자인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3일 오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마켓스퀘어에서 개최한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이 같이 강조했다. 이날 행사 방명록에 ‘자본시장 투명화, 신속한 산업전환으로. 주가지수 5000포인트를 향해 나갑시다’(이 후보),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큰 도약을 기원합니다’(윤 후보)라는 새해 메시지를 남긴 두 후보는 한국 증시 디스카운트를 지적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과제들을 역설했다.
| 증시대동제에 참석한 주요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사진=한국거래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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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장한 이재명 후보는 “빨간색은 정치색에 안 맞지만 올해 황소가 확실하게 범을 밀어내고 불장(bull market·강세장)이 되라는 격려 취지로 오해 없길 바란다”며 “우리 자본시장 디스카운트 해소 방법을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문제는 실행”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투명성·공정성·성장성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기후 위기, 디지털 전환, 팬데믹(대유행) 같은 위기를 국가의 대대적 투자와 강력한 부흥 정책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관련 기업들도 신속하게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산업 전환을 이뤄낼 것이고 일자리 경제 볼륨이 커질 것”이라며 “기업 혁신을 위해 규제를 합리화하고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도록 인프라를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 위기 국면을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어내는 게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고 자본시장을 성장시키는 확실한 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과거를 회고하며 “주식투자를 수십년간 하면서 작전주, 단타, 풋옵션 매도까지 하다가 IMF 때 완전히 깔끔하게 재산을 정리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데, 결국 자본시장을 믿고 우량주에 장기 투자해 성과를 내기도 했다”며 “저평가된 우량주와 가치주를 사놓으면 언젠가 제자리로 갈 것이고, 작전주를 사면 엄청난 후회를 할 수 있다. 저도 우량 가치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 후보는 글로벌 경제가 오미크론 확산 속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가 이뤄지면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글로벌 유동성 축소 충격에도 끄떡 않는 자본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최근 포퓰리즘 득세 조짐과 자유로운 기업 활동에 족쇄 채우는 규제 움직임 등 반기업 정서가 또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해외 투자자는 투자 과정에서 외환 거래 불편, 공매도 활용 어려움, 투자 등록 의무화 등 선진시장 투자보다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고 언급하며 이는 코리아 디스코인트 주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기업지배구조 불투명성, 회계 처리의 낮은 신뢰도를 지속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할 수 있도록 선진시장에 걸맞는 자본시장과 외환제도를 구축, 기업 인수합병 활성화와 그 과정에서 대주주가 과도한 혜택을 누려 소액주주 권리가 등한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윤 후보는 “우리 기업이 실적보다 저평가 받지 않도록 정부가 외교·안보 등 대외 건전성, 재정 건전성, 거시경제 성장을 통해 외환 자본 시장제도를 잘 운용한다면 자본시장의 무한 성장 잠재력은 충분히 구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후보는 시장 건전성 강화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1000만명에 이르는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일종의 소외감, 배신감을 느끼고 다른 공정 시장을 찾아 떠나는 경우도 없지 않다”며 “주가조작, 시세조종과 같은 불공정 거래를 엄단해 시장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국가 범죄 수익은 확실하게 환수, 가담하는 자는 금융시장, 증권시장 퇴출시킨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거래소는 1월3일 오전 서울사옥 종합홍보관에서 정부 및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을 개최했다.(사진=거래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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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두 대선 후보에 대해 “자본시장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두 후보에 감사하다”며 올해 금융위는 안정·성장·혁신 3가지 키워드에 조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고 위원장은 “안정을 위해 시장 불안을 틈탄 불공정거래에 엄중한 처벌을 내리고 성장을 위해 코넥스 상장여건 완화, 규제 완화, ESG 공시 등 제도를 꾸준히 선진화하겠다”고 했다.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날 참석한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은 “국회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공모주 확대와 공매도 접근성 확대가 이뤄졌지만 주식거래 60%를 차지하는 1000만 개인투자자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장기 투자 위한 양도소득세 완화, 공매도 차별 개선,주가조작 내부거래 차단 등 공정거래를 위해 제도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 전통 자산 외 가상화폐,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정책 마련에도 힘쓸 방침이다.
김병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은 개인 투자자 비율이 중국 다음으로 높다. 이들이 증시에서 소외받지 않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함께 배당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배당 분리과세를 적극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자본시장 육성을 위해 ‘K-유니콘’ 상장 확대, 인공지능(AI)·로보틱스 등 미래 유망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 지원, 과감한 규제 완화, 테마형 인덱스와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품 라인업 확장, 신종 불공정거래 차단을 위한 기획감시와 신속심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행사엔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정구용 상장회사협의회 회장△장경호 코스닥협회장 △김환식 코넥스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MZ(밀레니얼+Z세대)세대 주식투자 급증 속 개인투자자 대표로 ‘개미는 뚠뚠’ 예능 프로에 출연한 샤이니 온유도 함께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