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카메라 수천대 해킹해 몰카 찍은 '관음증' 남성들
by김성훈 기자
2018.11.01 12:00:00
황모씨 등 10명 정통망법·성폭법 위반 혐의 입건
가정용 IP카메라 해킹…민감한 사생활 불법촬영
20~50대 남성에 기혼자·외국인 남성까지 다양
사생활 동영상 2만7328개 저장해 보관도
|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1일 국내 반려동물 사이트를 해킹해 1만 5000명 회원의 IP카메라 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유출한 후 264대의 IP 카메라에 무단 접속해 사생활을 엿보거나 불법촬영한 피의자 1명과 4648대의 IP카메라에 무단 접속해 불법촬영한 피의자 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검거 브리핑 해킹 시연 장면.(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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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국내 반려동물 사이트와 일반 가정집에 설치한 인터넷프로토콜(IP) 카메라를 해킹하는 수법으로 사생활을 엿보거나 불법 촬영한 남성 10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들은 수 만명의 개인 정보를 빼내 사생활을 엿보는 것은 물론 1.4 테라바이트(TB) 분량의 사생활 영상을 따로 저장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사이버성폭력수사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황모(45)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황씨는 국내 반려동물 사이트에서 반려동물을 지켜보기 위해 카메라를 구입해 설치한 1만 5000명의 IP카메라 정보 등을 유출한 후 IP카메라 264대에 몰래 접속해 사생활을 엿보거나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모(33)씨 등 9명은 인터넷에서 구한 해킹 프로그램으로 IP카메라 4648대에 무단 접속해 개인 사생활을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 등은 2014년 6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반려동물 사이트를 해킹하거나 중국산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정집 등에 설치한 IP카메라 총 47만 5164대(국내 5만 9062대·해외 41만 6102대)의 접속정보를 몰래 빼냈다.
이후 이들은 IP카메라 4912대에 3만 9706회에 걸쳐 무단 접속해 반려동물을 키우며 혼자 생활하는 여성들의 사생활을 몰래 엿봤다. 이들은 IP카메라의 줌(Zoom)기능이나 각도 조절 기능들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까지 녹화했다. 더욱이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 2만 7328개(1.4TB)를 컴퓨터나 외장 하드에 따로 보관하기도 했다.
| 반려동물 사이트 및 IP카메라 해킹 개요도 (자료=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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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결과 웹제작 프리랜서로 일하는 황씨는 지난 9월 해킹프로그램으로 국내 반려동물 사이트 데이터베이스(DB)를 해킹하고 1만 2215개의 IP카메라 접속정보를 추가로 알아낸 후 IP카메라 264대에 무단 접속해 타인의 사생활을 훔쳐보고 영상물을 저장했다.
이씨 등 9명은 인터넷에 떠도는 해킹프로그램을 통해 IP카메라 정보들을 입수한 후 무단접속하는 수법으로 사생활을 엿본 것으로 드러났다. 나이별로는 △20대 2명 △30대 6명 △50대 1명 등이었으며 기혼자는 물론 외국인 남성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에서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경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경찰은 회원정보가 유출된 P반려동물사이트 운영업체에 대해서도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 신고 없이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로 입건 조치했다.
경찰은 개인정보 보호조치 의무 등 관리소홀 여부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통보해 조사를 진행 중이며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에게 통지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IP카메라의 초기설정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취약한 비밀번호 설정 등으로 해킹 피해에 노출된 사례가 많다”며 “초기 비밀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피하고 안전한 비밀번호로 재설정한 후 수시로 변경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