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 반대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패널활동 존폐 위기

by윤정훈 기자
2024.03.21 17:27:48

NK뉴스 “상임이사국 사이 의견 엇갈려”
22일 임기 연장 표결 힘들듯
러시아, 조사축소 요구 수용안되면 연장 거부 가능성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임무를 띤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활동이 존폐 위기를 맞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20일(현지시간) 유엔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당초 유엔 안보리는 오는 22일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을 표결해 부칠 예정었는데, 러시아·중국과 미국·영국·프랑스 등 나머지 상임이사국 사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패널 연장 표결은 다음달 30일 전까지 합의해야 한다.

전문가 패널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를 보조해 북한의 제재 위반 혐의 사례를 조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전문가 패널은 매년 두 차례 북한 제재 이행 위반에 대한 심층 보고서를 내왔다. 유엔 안보리는 매년 3월쯤 결의안 채택 방식으로 전문가 패널의 임기를 정해왔다.

러시아와 중국은 대북 제재 체제 일부에 일몰 조항을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별도로 러시아는 패널 보고서 발간 시기를 기존 1년에 2회에서 1회로 줄이자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널은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의 해킹, 사이버 공격 등 악의적 사이버 활동은 전체 외화벌이의 약 50%를 조달했다는 유엔 회원국 보고 내용을 기술했다. 또한 대량살상무기 개발 프로그램 재원의 40%가 이 같은 불법적인 사이버 수단으로 조달됐다고 회원국 보고를 토대로 지적했다.

패널은 특히 지난해 북한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가상화폐 탈취 사건 17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탈취 규모는 총 7억5천만 달러(약 1조원)에 달한다.

또 패널은 2017∼2023년 북한이 가상자산 관련 회사를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벌여 탈취한 금액이 약 30억 달러(약 4조원)로 추산되며, 이와 관련한 의심 사건 58건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이전 보고서들과 마찬가지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이행과 북한의 제재 회피 수법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유엔 회원국 정부 및 관련 기관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대북 제재의 충실한 이행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