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인사 전무한데 "아무 문제없다"는 尹…공동정부 파국 기로
by권오석 기자
2022.04.14 15:42:42
18개부처 부총리·장관 인사 마무리…안철수계 인사 전무
안철수, 일정 다 접고 잠행…코로나특위 회의도 첫 불참
공동정부 약속 폐기될 듯…"안철수, 그만 둘 확률 높아"
[이데일리 권오석 경계영 기자] 차기 정부의 내각 인선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간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양 측이 앞서 약속한 공동정부 구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서울 통의동 제20대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3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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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안 위원장이 공개 일정도 취소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가운데, 같은 날 윤 당선인이 남은 2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마저 지명해 버리면서다. 일각에서는 양 측이 결별을 선언하면서 공동정부 구성 약속도 폐기하지 않겠느냐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내놓는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예정됐던 모든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당초 그는 오전엔 서울소방본부의 소방정책 현장 방문, 오후엔 코로나비상대응특위 정례 회의가 계획돼 있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이데일리에 “현재까지 확인된 안 위원장의 오늘 공개 일정은 없다”고 알려왔다. 특히나 자신이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코로나비상대응특위 회의에 빠진 것은 처음이다.
안 위원장이 공개 일정을 모두 취소하는 초유의 결정을 한 것은, 새 정부 초대 내각 인선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을 표출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실제 윤 당선인이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한 18개 부처 부총리·장관 인사에서는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들은 단 한 명도 발탁되지 않았다. 양 측이 인선안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과정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 위원장은 지난 12일 취재진을 만나 “인선 과정에서 특히 제가 전문성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했다.
양 측이 갈등을 풀고 관계를 회복하기는 요원해 보인다. 안 위원장의 최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사퇴한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위원 자리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임명되면서 이 의원의 복귀 가능성은 원천 차단됐다. 급기야 안 위원장이 전날 윤 당선인과의 도시락 만찬에도 불참하고 이날 결근까지 감행하며 점점 각을 세우고 있다.
윤 당선인 측은 애써 표정관리를 하는 모양새다. 윤 당선인은 이날 농림축산식품부·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발표 이후 진행된 취재진 질의응답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각 인선에 관한 추천은 많은 분에게 전부 추천받았고, 특정 인사를 배제한 사실은 없다. 추천받은 분들과 우리나라의 인재 풀에서 잘 찾아 서로 비교해서 장관 후보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인선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어제 충분히 설명해 드렸다”며 “본인(안 위원장)이 불쾌해하는 것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 또한 이날 브리핑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 5년을 위해 농축되고 중요한 시간이라는 그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안 위원장이 고심하고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기대와 신뢰가 있다”며 “(양 측이) 소통을 위해 대화를 많이 하고 말을 많이 하겠다”고 했다.
|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수위에서 제11차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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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부처 내각에 안 위원장의 추천 인사가 전무한 상황에서, 공동정부 구성은 사실상 무산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안 위원장이 결국 윤 당선인과 결별을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안 위원장이 인수위원장직을 그만 둘 확률이 높다.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고 한 약속을 안 지킨 것 아닌가. 그럼에도 안 위원장이 가만히 있으면 정치적 미래가 더 어두워질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공동정부를 구성할 어떤 여지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