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위드 코로나"..연말 모임에 여행계획 얼마만인지

by김보경 기자
2021.10.27 17:15:12

소비자심리지수 두 달 연속 상승
10월 유통업계 패션 여행 위주 매출 상승
11월 역대 최대 할인 행사 예고 "연말 소비시즌 더 쓴다"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지난 24일 서울 시내의 한 쇼핑몰은 매장마다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의류 매장에서 만난 회사원 김씨는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는데 마땅히 입을만한 옷이 없어 오랜만에 쇼핑을 나왔다”며 “옷을 사러 나온 것이 오랜만인데 쇼핑하면서 사람 구경도하고 인터넷 쇼핑하고 또 다른 재미가 있다는 게 새삼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원 이씨. 요즘 텅텅 비었던 연말 스케줄을 하나 둘씩 채워지고 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지인들이 늘어나면서 2년 가까이 하지 못했던 모임이 속속 재개되는 것. 연말 모임이 조금은 조심스러웠지만 정부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 계획을 발표하는 것을 보고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그동안 함께 보지 못한 지인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연말 모임을 하기로 했다.

정부가 내달 1일부터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돌입을 본격화하자 연말 시즌과 맞물려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시내의 한 쇼핑몰. 쇼핑 나온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사진=연합뉴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6.8로, 지난달보다 3포인트(p) 상승했다. 이 지수는 지난 7월(103.2)과 8월(102.5) 두 달 연속 하락했다가 지난달(103.8)부터 반등했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보다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10월 유통업계에 나타난 소비심리 회복 조짐은 뚜렷하다.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11일 동안 ‘광클절’ 행사를 진행한 롯데홈쇼핑은 누적 주목건수 약 200만건을 기록했으며, 주문 고객도 올해 평균 대비 25% 증가했다. 특히 위드 코로나 수요가 증가하면서 패션, 뷰티, 여행상품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50% 이상 큰 폭으로 신장했다. 롯데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도 연중 최대 할인 행사 ‘롯데온세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첫날(18일) 전년대비 163.1%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보다 앞서 진행한 백화점 가을 정기 세일(10월1~17일)에서도 모두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17%, 현대와 신세계백화점이 각각 20%, 25% 늘었다.

위드코로나의 기대감이 가장 큰 곳중 하나는 패션업계다. 겨울 장사가 1년 매출의 절반 이상이라고 할 만큼 겨울철이 패션업계의 대목이다. 단가가 높은 아우터가 판매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과 비교적 춥지 않은 겨울이 이어지면 2019년 2020년 시즌은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는 10월 중순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에 위드코로나로 이어지면서 3년만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지난 15~19일 아우터 판매 신장률이 전년 대비 아웃도어 25%나 신장했다. 여성패션 15%, 남성패션 16% 등이다. G마켓도 지난 13~19일 겨울 의류·잡화 판매량이 일주일(10월 6~12일) 전 대비 700% 이상 폭증했다.



이랜드의 스파(SPA) 브랜드 스파오가 선보인 대표 겨울상품 ‘허니푸퍼 패딩’은 16~17일 이틀 동안 7000장 이상 판매됐다. 이는 일주일 전 주말(9~10일)보다 300% 늘어난 수치다.

외식업계도 연말 성수기에 기대감이 크다. 모임 인원이 최대 10명으로 늘어나면서 벌써부터 각종 연말 모임 예약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또 외식 소비쿠폰에 오프라인 사용이 포함되면서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는 업소들도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외식업체는 연말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중이다.

주류업계도 모처럼 기지개를 켠다. 그간 영업시간 제한, 모임 인원 제한 등으로 음식점 등 유흥시장 보다는 가정시장을 주로 공략했던 주류업계는 연말 성수기 시즌에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오비맥주가 먼저 올 뉴 카스 홍보를 위한 프로모션 시동을 걸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 내 약 500개 매장에서 카스 2병 주문 시 ‘변온 텀블러’ 응모 기회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을 주류도매사들의 분할 결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11월에 도래되는 결제 금액의 일부를 내년부터 상환하는 것으로 연장해 주류도매사의 경영난을 극복하고 주류시장 회복을 먼저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27일 김연화 코리아 세일 페스타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다음 달 1일부터 15일까지 ‘2021 코리아 세일페스타’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유통업계는 연말까지 소비 수요 촉진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쏟아낸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유통업체들언 최대 품목, 최대 할인을 예고하며 소비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신세계 그룹은 오는 30~31일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을 포함한 18개 계열사가 총출동해 할인 경쟁을 펼치는 ‘2021 대한민국 쓱데이’를 연다.현대백화점은 29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백화점·아웃렛 등 전국 24개 전 점포와 공식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에서 ‘더 현대적인 쇼핑 페스타’를 진행한다

롯데백화점도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열흘간 자동차 경품과 최대 36% 사은행사 등을 내걸고 세일에 나서 이목을 끈다.

이커머스업계도 11월이 쇼핑 대목이다. 11번가는 내달 1일부터 11일까지 연중 최대 규모의 ‘십일절 페스티벌’을 열며 위메프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내달 1~7일 일주일간 ‘위메프데이’를 진행한다. 소비자들의 지갑도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인다.

G마켓과 옥션이 11월 최대 할인 행사 ‘빅스마일데이’를 앞두고 고객 4650명을 대상으로 얼마를 쓸 계획인지 설문조사한 결과 1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이 22%로 가장 많았고 30만원이 21% 50만원이 19%로 나타났다. 200만원을 쓰겠다는 답도 10%를 차지했다. 평균으로 환산하면 64만1000원으로 지난해 설문에 비해 20만원 가까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