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의 진화…중고물품·조건만남 미끼로 사기행각

by유현욱 기자
2017.08.28 16:33:36

경찰, "한국인 조직원 2명 구속…7명 불구속 입건"
두달간 피해자 290여명에게 3억 2700만원 받아 챙겨

중국에 머무르는 사기 조직의 총책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인출책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서울 강서경찰서)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인터넷에 중고물품을 판다거나 조건만남을 주선해 주겠다는 거짓 글을 올려 290여명에게 3억여원을 뜯어낸 사기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중국에 근거지를 둔 인터넷 중고 사기 및 조건 만남 빙자 사기 조직 한국인 팀장 장모(19)씨과 인출책 이모(20)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다른 인출책 1명과 돈을 받고 이들에게 계좌를 빌려준 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 등 사기 조직 일당은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허위로 싼 값에 백화점 상품권 등을 판다는 글을 올려 구매자를 끌어모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매매를 전제로 한 ‘조건 만남’을 알선해 준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이런 수법으로 지난 6월부터 두 달간 292명으로부터 3억 27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 등은 신원을 알 수 없는 총책임자에게인출금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조건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중국 총책은 주로 중국의 SNS ‘위챗’을 통해 한국인 부하 조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조직원들은 팀장과 인출책, 계좌대여책으로 역할을 분담한 뒤 점조직으로 활동했다. 총책은 인출시 폐쇄회로(CC)TV에 노출될 수 있는 대중교통이 아닌 택시를 타고 이동하고 중간에 한 번 이상 갈아타는 등 내부 행동 지침을 만들어 전파했다.

경찰은 중국에 있는 총책과 조직원들을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조직들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서 중고물품·조건만남 사기로 수법을 바꾸는 추세”라며 “거래 전 반드시 ‘사이버캅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판매자 계정이나 계좌에 사기 이력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