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공항' 확정…서귀포 성산읍 토지시장 들썩

by정수영 기자
2015.11.10 16:29:48

중개업소에 매물회수, 매입 전화 쏟아져
제주시, 성산읍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 묶어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일대가 제주도 제2공항 대상지로 확정·발표되면서 인근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전경.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발표가 나자마자 문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어요. 땅을 사겠다는 사람과 거둬들이겠다는 땅주인들의 전화가 뒤섞여 오는데 감당이 안돼요.”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우리공인중개사사무소 최명숙 대표)

‘제2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된 10일 제주도 부동산시장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신공항 대상지로 확정된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하루 종일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최 대표는 “내지인 외지인 가릴 것 없이 ‘살 수 있는 땅이 있느냐’, ‘가격이 얼마냐’는 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며 “하지만 가격 상승 기대감에 땅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거래할 만한 게 거의 없다”고 전했다.

신공항 대상지인 성산읍 신산리 일대 땅값은 최근 2~3년 새 세 배 정도 오른 상태다. 신공항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외지인들이 땅 매수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땅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도로와 인접해 있는 임야는 3.3㎡당 100만원이 넘고, 맹지(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전혀 없는 토지)는 3.3㎡당 40만~5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해안가와 인접한 곳은 3.3㎡당 200만~300만원대지만 아예 매물 자체가 없다.



이 곳 뿐 아니라 제주 신공항 발표를 앞두고 서귀포 일대 부동산시장은 2012년부터 들썩였다. 당시 처음으로 4개 후보지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유력한 후보지였던 대정읍 신도리 일대의 경우 보상을 노린 외지인들이 나대지 등을 사들인 뒤 가건물을 지어 놓은 곳이 수두룩하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전언이다. 또 현지 상황을 모르는 투자자들을 겨냥해 실제 시세보다 몇 배 높은 가격에 뻥튀기하는 매물도 적지 않다.

제주시는 신공항 발표 직후 투기가 일 가능성이 커지자 10일이나 11일께 성산읍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 경우 공고 5일 후인 오는 15일이나 16일부터 이 일대는 토지 거래 때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강희복 제주부동산중개조합 사무장은 “제주도는 최근 몇년 새 외지인들이 대거 들어와 집값 뿐 아니라 땅값도 몇배로 올려놨다”며 “수도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도로와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바로 개발될 것처럼 속여 매물로 나온 맹지도 적지 않은 만큼 투자 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